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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0 18:17 수정 : 2006.05.10 18:17

영화 ‘룸 투 렌트’

이집트 청년 알리(사이드 타그마위)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해 영국에 왔다. 주방 보조, 사진 모델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틈틈이 시나리오를 쓰지만 늘 퇴짜다. 그러는 사이 비자 만기일이 석 달 앞으로 닥치고, 머물 곳도 마땅치 않게 된다. 비자 연장 신청마저 거절된 알리는 이제, 위장결혼을 통해 영국에 눌러앉을 계획을 세운다.

‘하숙집’이라는 뜻을 제목으로 단 〈룸 투 렌트〉는 이방인 청년 알리가 살 집과 영국인 아내를 찾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게이 사진작가 마크(루퍼트 그레이브스)의 집에서 하숙을 시작했던 알리는, 마릴린 먼로를 닮은 쇼걸 린다(줄리엣 루이스)와의 위장결혼을 꿈꾸며 동거를 시작했다 돈만 날린다. 그 뒤 알리를 죽은 옛사랑의 환생으로 믿는 할머니 사라(안나 메이시)를 울며 겨자먹기로 만나지만,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룸 투 렌트〉는 이집트 출신 칼레드 알 하가르 감독의 자전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권위적이고 낯선 도시 런던에 온 이방인이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영국인들과 만나 서로 오해하고 갈등하지만 결국은 서로를 보듬게 된다는 얘기를 담고 있다. 알리가 게이며, 쇼걸이며, 환생을 믿는 독신노인이며 하나같이 ‘튀는’ 인물들과 이렇다 할 연결고리 없이 엮이는 탓에 산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백인들의 텃밭 영국에서 이집트인 알리가 영주권과 집, 일과 사랑과 우정 등 모든 것을 ‘범죄’ 대신 사랑과 아량, 행운과 기적을 통해 얻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유쾌하고 따뜻하다. 또 줄리엣 루이스의 팬이라면, 마릴린 먼로 옷을 차려입은 금발의 그를 보는 기쁨도 클 듯하다. 11일 개봉.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백두대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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