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77회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을 이틀 앞두고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작품설명을 하는 박세종(38) 감독.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 단편부문 수상후보에 올라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
- 한국전을 영화 소재로 빌어온 동기는.
△내가 아는 내용, 친숙한 내용을 하다 보니 한국전쟁을 도입하게 됐으나 남-북이나 이념을 떠나 주인공 만욱이와 그 가족의 비극을 그린 것이다. - 상업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고 싶거나 대기업과 함께 일할 계획 있는가.
△책을 보고 공부해가며 만든 첫 3D작품이다. 잘 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해봤자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 제목이 왜 `버스데이 보이'인가.
△시드니에 살다 보니 아이 생일 때 `버스데이 보이'라고 하면서 선물을 주곤하더라. 제목을 `Birthday Boy'라고 하면 영어권에서, 한자로 `축 생일(祝 生日)'이라고 하면 중국어권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주인공을 만들 때 모델을 놓고 컴퓨터 작업을 했나, 상상으로 만들었나.
△작품을 손으로 그리는 데만 1년 걸렸다. 그림을 통한 상상으로 3분의2를 만들고 컴퓨터 작업을 했다. 컴퓨터를 잘하는 것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제작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2년 동안 잠자는 것 외에는 작품에만 몰두했다. 밥도 책상에서 스토리보드 보면서 먹었다. 호주에서 작업하면서 한국어로 만드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왜 이이야기가 작품이 돼야 하나 하는 의문도 많았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다 디즈니스타일을 생각한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만들 계획 있는가.
△그 준비차 LA에서 여러 사람과 많이 만나고 있다. 앞으로는 10분짜리 갖고 2년 걸리는 작업은 힘들어서 못할 것 같다. 메이저 스튜디오와도 만날 계획이 있다. 장벽은 많지만 영화사들의 반응이 좋다. 어떤 작품인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인간미 있는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 판타지가 많은 것보다 어른과 아이가 같이 볼수 있는 가족 지향적 작품이 될 것이다. - 성사되면 할리우드에서 작업하는가.
△호주나 한국에서도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와 달라는 곳이 여러 곳이어서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 서양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한국적이고 동양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동서양을 떠나 가슴 적시는 얘기다. 너무 빠르지 않고 여백이 있다는 정서적인 면이 동양적이고 시각적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은.
△다 알차고 훌륭한 작품들이고 누구 하나 모자란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내 작품 수상 가능성은 20%다. - 박 감독이 세간에 이렇게 알려지게 된 이유는.
△이 일을 안 하면 못 살 정도로 미치게 좋아했기 때문에 했다. 스토리가 좋고남이 안 하는 것이라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작품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동양적 정서이다. 서양적 리듬을 이 작품에 넣으면 인물은 중국인이지만 대사오가는 방식, 이야기 등은 디즈니의 특색을 지닌 `뮬란'같은 작품이 된다. 한국말대사를 쓴 것도 영어로는 내가 바라는 정서를 담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어른을 위한 작품이라는 느낌인데 대상을 어른으로 생각했는가.
△이 작품은 애들이 엄마와 같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설명해주면서 보는 가족영화, 아이들한테 가슴아픈 얘기를 들려주고 싶지는 않지만 뉘앙스를 알려주고 싶었다. - 오늘날 박감독 작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반딧불이의 묘'를 만든 다카타는 작품 속에 인간적 삶이 배어 있어 좋아하고미야자키는 사람이 쥐로 변해도 믿을 수 있게 하는 스토리 텔링의 힘이 크다. 환상을 현실로 믿게 하는 힘. 지난해 미야자키를 만났을 때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예'라고 말할 정도로 투철한 정신이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드림웍스 '이집트 왕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울어버린 단 하나의 영화다. 그밖에 모든 일상이 자극이다. 모든 일에서 자극을 받고 작품으로 만들어 볼 생각을 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