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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4 21:32 수정 : 2006.07.24 21:32

일본 공포영화 〈검은 물 밑에서〉를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한 〈다크 워터〉가 국내 극장 개봉 없이 곧바로 디브이디 출시됐다. 〈검은…〉은 스즈키 고지의 만화를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2002년에 영화로 옮겼으며, 이를 리메이크한 〈다크 워터〉는 〈중앙역〉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잘 알려진 브라질 출신 감독 월터 살레스가 연출했다. 제니퍼 코널리, 팀 로스 등 배역도 화려하다.

〈다크 워터〉는 이혼녀와 딸, 둘이 이사 간 새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런 사건의 얼개를 〈검은…〉과 똑같이 가져간다. 아파트 지붕에서 자꾸만 검은 물이 새어 나와 흘러내린다. 알아보니 위층에 부모가 다른 데 가고 소녀 한 명만 남겨졌는데 그 소녀마저 며칠 전에 실종됐음이 드러난다. 그러나 〈다크 워터〉는 〈검은…〉보다 공포스런 장면의 연출을 자제하는 대신에 주인공 어머니의 사연, 그를 돕는 변호사의 숨가쁜 일상 등을 통해 미국 중류층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이 키우는 일의 고됨과 불안정함을 강조한다. 사람을 불신하고 정신과 감정을 우선시하는 현대사회의 소통 단절의 구조 역시 도마에 올려놓으려 한다.

‘부모로부터 버려지는 것의 두려움’이 〈검은…〉에서는 모성을 파고든 반면, 〈다크 워터〉에선 모성 못지않게 현대 사회의 원자화, 비인간화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로 인해 〈검은…〉에 뒤따랐던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는 공포 영화의 상투적 관습’이라는 비난으로부터 〈다크 워터〉는 좀더 자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공포 영화로서의 긴장감과 만듦새에선 〈검은…〉만큼의 점수를 받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디브이디에는 제작과정, 삭제 장면과 편집자인 다니엘 레젠데의 설명을 곁들인 중요 장면 분석 등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브에나비스타 홈엔터테인먼트.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사진 브에니비스타 홈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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