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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6 18:38 수정 : 2006.09.06 18:38

‘아워 뮤직’·‘사랑의 찬가’ 7일부터 교차 상영

프랑스 ‘누벨바그의 기수’ 고다르의 영화가 한국에서 두번째로 정식 개봉한다. 그의 최근작인 〈아워 뮤직〉(2004)과 〈사랑의 찬가〉(2001·사진)를 7일부터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교차 상영한다.

검은 무지 화면에 ‘사랑에 관하여’라는 문구가 수시로 끼어드는 〈사랑의 찬가〉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감독을 등장시켜 그가 만났던 여인과의 지나간 시간과 현재를 교차시킨다. 고다르의 다른 영화들처럼 순차적 시간에 따른 이야기 전개를 해체하고 끊임없이 감독이 직접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한 플롯으로 흘러나간다. 영화감독인 에드가(브뤼노 퓌쥘뤼)는 청년, 중년, 노년의 커플이 등장해 만남에서 이별까지 사랑의 어떤 순간을 그리는 영화 〈사랑의 찬가〉를 기획하면서 캐스팅을 위해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면서 만난 여인 베르타는 그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3년 전 만났던 인물이다. 영화는 3년 전으로 돌아가, 그는 2차대전 때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던 노부부를 만나러 갔다가 그들의 손녀인 베르타를 만난다. 이제는 기억에도 없지만 빛났던 삶의 찰나와 사랑의 본질에 대한 감독의 사유를 고다르는 반복되는 오버랩과 화면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사운드를 통해 보여준다.

감독 자신이 직접 등장하는 〈아워 뮤직〉은 단테의 〈신곡〉처럼 지옥과 연옥, 천국의 세 장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지옥편에서는 많은 전쟁의 이미지들이 다큐멘터리처럼 편집돼 펼쳐진다. 연옥편은 고다르가 ‘유럽 문학과의 조우’라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사라예보로 가는 여정을 담으며 철학과 예술, 역사를 넘나드는 토론 같고 잠언 같은 대화가 이어진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천국의 형상은 스산한 현재에 대한 응시로 갈음된다. 극영화의 구체적이고 단선적인 이야기 흐름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편치 않은 관람이 될 수도 있지만 현실과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영화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전투하듯이 고뇌하고 실천하는 노장의 힘을 감지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같다.

김은형 기자, 사진 유레카 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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