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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샤오강 “미국 아닌 동아시아 겨냥한 것”
장쯔이가 한국을 찾았다. 21일 개봉하는 무협사극 영화 '야연'의 주연배우로서 함께 주연을 맡은 대니얼 우와 펑샤오강 감독과 동행했다. 장쯔이와 펑샤오강 감독, 대니얼 우는 19일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연'과 자신들의 영화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장쯔이는 "많은 무협 영화에 출연했지만 펑샤오강 감독은 독특한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어내 아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야연'은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사랑과 삶을 다룬다. 황태자를 사랑했으나 그의 아버지와 결혼해 황후가 된 완이, 형을 죽이고 황제가 된 동생의 아내가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이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비슷한 설정으로 화려한 색채와 웅장한 세트, 한 편의 무용과도 같은 액션 등이 눈길을 끄는 영화다. 다음은 세 사람과의 일문일답. --우선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한다면. ▲오랫동안 조용히 뒤에서 응원해주는 한국 팬이 계신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한국 팬들과 직접 만나 행사를 한 적도 없는데 그럼에도 항상 지켜 봐주셔서 고맙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 팬들과 만나고 싶다. 한국 영화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와 유형을 발전시켰고, 훌륭한 감독과 훌륭한 창작인들이 있어 중국의 많은 배우들이 한국의 영화인들과 일할 기회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장쯔이, 이하 장) --'야연'의 세트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풍도 섞여 있는 것 같다.▲모든 세트는 미술감독님이 디자인했고, 기존에 있었던 건 하나도 없었다. 이야기의 배경이 당나라여서 그 당시 건물 양식이 아직까지 보존돼 있는 게 없다. 다만 의상은 참조할 수 있어 당대의 예술문화를 복구할 수 있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건축 스타일도 참조를 많이 했다. 일본의 일부 사찰에는 당나라의 건축법을 모방해 지은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 다른 중국 사극은 색채가 자극적이고 현란했다고 볼 수 있는데 당나라 시대 컬러는 흑백 위주였다. 그래서 '야연'에서는 색채가 현란하지 않댜.(펑샤오강, 이하 펑) --'야연'이 '와호장룡' '영웅' '연인'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겨냥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절대로 오스카상을 받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관객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아시아 관객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서예를 하는 민족이라면 이 영화에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할리우드는 아주 좋은 창구이며, 할리우드를 통하면 세계에 훨씬 더 쉽게 영화를 알릴 수는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다. 장쯔이와 대니얼 우와 동행한 것은 그만큼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웃음).(펑) --장쯔이와 대니얼 우에 대한 평을 해달라. ▲두 배우를 캐스팅한 건 아주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장쯔이는 여러 영화를 통해 사극 관객이 알고 있는 배우이며 액션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많은 것을 축적하고 있어 '야연'에서 복잡한 황후 완의 내면을 잘 표현했다. 너무너무 만족한다. 중국에도 젊은 배우들이 많지만 젊은 배우 중 귀족풍 스타일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가 흔치 않은데 대니얼 우가 그런 느낌이 났다. 홍콩이나 중국, 한국 등에서 많은 팬들을 갖고 있다.(펑)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데 느낌은 어떤가. ▲사실 첫 방문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였다. 그때는 어려서 느낌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직까지 일정이 빡빡해 한국의 여러 문화를 볼 시간이 없었다. 한국 음식도 맛보고 싶다. 어제 밤 파티 때 팬들이 왔는데 한국에 내 팬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데 놀랐다. 한국 영화를 많이 봤다. '올드보이'를 가장 좋아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이 놀라울 뿐이다.(대니얼 우, 이하 우) --'와호장룡' '연인' 등 무협영화에 많이 출연해왔는데 '야연'이 차별되는 점은 무엇인가. 한국 영화에 출연할 계획은. ▲중국 영화는 '무협영화 대작'이라는 이미지가 있고, 국제적으로도 그런 부분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 똑같은 장르 영화인 것 같지만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나 드라마는 모두 다르다. 중국 감독들이라면 중국의 전통을 보여줄 수 있는 무협 대작을 한번쯤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에 따라 다른 스타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야연'에 출연한 이유는 펑샤오강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신임이 컸기 때문이다. 매우 현명하신 분이란 걸 느꼈다. 밖에서 봤을 때는 무협영화라는 점에서 똑같이 느끼겠지만 감독님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만들었다. '야연'에서 연기한 완이라는 여자는 여러가지 풍부한 복합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이런 연기를 하는 캐릭터를 만나는 건 배우로서 쉽지 않다. 그래서 행복했다.(장) --최근 들어 블록버스터형 영화 출연이 잦은데 예전 '집으로'처럼 작은 규모의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는건가. ▲세계 배급 시장 자체의 불공평함 때문에 대작에만 출연한 나를 보는 것 같다.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소규모의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해 왔다. 왕자웨이 감독의 '2046'이나 '자스민 꽃이 필 때'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배급을 하는 작품은 대작 위주여서 여러분들이 그런 영화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난 여전히 다양한 장르, 작은 규모의 영화에 출연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장) --한국 영화에 출연할 계획은 없나. ▲한국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 좋은 시나리오와 적당한 배역이 있으면 언제든 출연할 것이다.(장)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아시아 배우가 됐는데, 힘든 점이 없었나. ▲영화배우로서 누가 나를 선택하길 기다리기보다 작품이 들어오면 내가 빨리 결정지은 편이었다. 선택의 기회가 많이 주어진 건 굉장한 행운이었다. '와호장룡' 이후 할리우드에서 많은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주로 액션영화였다. 액션이란 장르가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외국에서 나를 그렇게 원한다고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미국 영화로 받아들인 것은 '게이샤의 추억'이라고 본다. 그 전 작품은 딱히 할리우드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 '게이샤의 추억'을 받아들인 큰 이유는 전세계 관객에게 중국 배우, 아시아 배우들도 액션 장르가 아니라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심지어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도 연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장) --'무사'에 출연하면서 한국 영화인들과 함께 작업했는데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나. ▲의사 소통 때문인지 계속 연락하고 지내기는 힘들었다(웃음). 어제 파티에 김성수 감독님이 특별히 와주셔서 정말 행복했고, 기뻤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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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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