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25 18:46
수정 : 2006.09.25 18:46
‘추석이다, 청룽(성룡)이다.’
명절 극장가의 최강자 청룽이 제작과 각본, 주연을 맡은 〈BB프로젝트〉(천무성 감독)가 28일 개봉한다. 청룽은 즐겨 입었던 경찰 제복을 벗고 복면을 쓴 도둑이 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정의를 위해 그 한 몸 기꺼이 던지고 날리고 굴리고 꺾는 ‘착한’ 액션은 그대로다.
뚱땅(청룽)과 난봉(구틴록·고천락)은 유괴와 살인만 빼고는 안 훔치는 것도, 못 훔치는 것도 없는 2인조 도둑. 하지만 도박과 여성편력으로 훔친 돈을 탕진하고 곤경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일감을 물어다주는 ‘주인장’이 거액의 일거리를 제안한다. 뚱땅과 난봉은 급한 마음에 덥석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지만, 훔친 것은 물건이 아니라 ‘빌리언달러 베이비(BB)’였던 것. 두 사람은 경찰은 물론 아기 도둑질의 의뢰인이었던 갱단의 추격을 받게 되고, 몸을 피하는 과정에서 아기에게 각각 부성애와 모성애를 느끼게 된다.
청룽이 할리우드에서 찍은 영화들이 특수효과에 의존한 ‘가공되고 세련된 것’이었다면, 홍콩으로 돌아와 만든 〈BB프로젝트〉는 할리우드로 활동무대를 넓히기 전 ‘날것’ 같았던 ‘청룽표’ 영화의 향수를 오랜만에 자극하는 영화다. 와이어에 몸을 맡긴 채 벽을 오르내리고 건물 사이를 타넘고 미끄러지듯 에스컬레이터를 슬라이딩하는 장면은 청룽의 영화에서 자주 접했던 그대로지만 언제 봐도 쾌감 만점이다. 또 ‘살인 미소’ 아기가 담긴 바구니를 신줏단지처럼 끌어안은 채 위험천만한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극복해내는 ‘퍼즐처럼 잘 짜여진’ 액션도 스릴 넘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브에나비스타인터네셔널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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