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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왼쪽부터 ‘귀향’ ‘야연’ ‘잘살아보세’ ‘타짜’ ‘라디오스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가문의 부활’ ‘BB프로젝트’ ‘구미호가족’ ‘댈러웨이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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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라디오스타·우행시·가문의 부활 ‘빅4’ 각축전
할리우드 자취 감춘 틈새 중화·유럽영화 관객 유혹
영화·만화 보고 호호
올 추석 극장가에선 한국 영화 네 편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한 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한편도 없다는 점이다. 대신 유럽 영화가 많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이누도 잇신 등 국내에 고정 팬을 확보한 감독의 신작도 와 있다.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일본의 이누도 잇신 등 국내에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감독들의 새 영화도 추석 극장가를 찾는다.
한국 영화 빅4
가장 접전이 예상되는 건 <타짜>(최동훈 감독, 조승우·김혜수·백윤식 주연)와 <라디오 스타>(이준익 감독, 안성기·박중훈 주연)이다. <왕의 남자>로 1200만명 관객을 동원한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는 한물 간 가수와 그의 매니저 사이의, 20년 세월이 녹아든 우정의 속살을 파고든다. 소박하고 따듯한 이야기인데, 의외로 함의가 넓고 깊다. 영화 속 가수처럼 정상의 환희를 누려봤던 안성기와 박중훈이 모습을 드러내는 도입부부터 가슴이 뻐근해지기 시작해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감흥이 오래 간다. 허영만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타짜>는, 만듦새에서 잘 만든 할리우드 액션스릴러가 부럽지 않다. 희대의 ‘타짜’ 도박꾼 넷과, 이들 사이에서 판을 만드는 한 여자 ‘타짜’ 사이의 얽히고 설키는, 계산과 욕망의 전쟁을 긴박감 넘치게 끌고간다. 한국식 도박장의 리얼리티가 담기면서도, 화면 때깔과 배우들의 폼이 살아난다.
지난 9월 14일 개봉해 흥행성적이 좋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송해성 감독, 강동원·이나영 주연)도 추석을 내지른다. 상처를 간직한 여교수와 사형수의 만남을, 절제된 신파의 감성으로 중계하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추석가의 유일한 멜로물이기도 하다. 추석 때마다 흥행을 거뒀던 ‘가문’ 시리즈 3편인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정용기 감독, 신현준·김원희 주연)도 4파전에 합류했다. 백호파 가문이 김치 사업을 시작하고, 그 사이사이에 가문의 전사가 드러난다.
한국산 토종 코미디
올 추석의 한국 영화는 유달리 코미디가 많다. 도회풍의 깔끔떠는 로맨틱코미디와 거리가 멀게, 시골이나 과거를 배경으로 하거나 황당엽기를 내세운다. <무도리>(이형선 감독, 서영희·박인환·최주봉·서희승 주연)에선 강원도 산간 벽지 마을에 사는 세 노인이, 몇몇 젊은이가 이 마을에 와서 자살하는 걸 보고는 마을을 아예 ‘자살의 명소’로 내걸고 민박사업을 한다. 죽으려고 하는 젊은이, 이를 기화로 생기를 얻는 노인들이라는 역설적 대립구도나, 그 해결 방식이 참신하다. <구미호 가족>(이형곤 감독, 주현·하정우·박준규 주연)은 모처럼 만나는 코믹 뮤지컬이다.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여우, 구미호 가족이 대도시에 와서 인간의 간 사냥에 나서지만, 어딘가 덜떨어진 이 여우들의 목표 달성이 쉽지가 않다. <잘 살아보세>(안진우 감독, 이범수·김정운 주연)는 70년대 산아제한 정책을 펴기 위해, 출산율 1위의 시골마을에 파견간 공무원들의 일종의 ‘미션 임파서블’, 즉 불가능한 임무 수행기이다.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정은의 코믹 연기가 돋보인다.
중화 대 유럽
중화권과 유럽 영화들의 틈새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다. 할리우드로 갔던 청룽(성룡)이 홍콩으로 돌아와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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