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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5 22:30 수정 : 2006.11.15 22:30

트랜스아메리카


반대인 듯한 두 사람이 긴 여정을 함께하며 서로 이해하고 자신도 발견해가는 이야기, 여기까지라면 하품부터 나올 만큼 전형적인 로드무비인 셈이다. 〈트랜스아메리카〉(감독 덩컨 터커)는 이 익숙한 틀 안에 ‘한 사내아이의 아버지가 된, 여인으로 보이며 곧 진짜 여인이 될 남자’라는 복잡한 방정식을 집어넣었다. 이 난감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감독은 물음표를 던지며 발랄하게 이야기를 엮어간다. 성 정체성 문제에다 가족 해체까지, 무겁게 흐를 법도 한데 영화는 웃음을 머금었다. 다른 사람의 세계를 인정하는 법에 대해 유쾌한 방점을 찍어 여운을 남긴다.

여인 브리(펠리시티 허프먼)는 본래 남자 스탠리다. 그는 화장실 갈 때마다 “화장을 좀 고치고 오겠어요”라고 말하는 고상한 숙녀다. 게다가 술·담배는 죄악으로 여기는 엄격한 기독교인이다. 그 종교인의 오래된 소망은 성전환수술을 받는 거다. 텔레마케터에다 식당 종업원까지 두 가지 일을 해내며 꿈 실현 일주일 전까지 달려왔다. 그런데 아닌밤중에 날벼락처럼, 자신이 남자이던 시절 만든 아들 토비의 존재를 알게 된다.

토비(케빈 지거스)는 난봉꾼이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친아버지를 만나고 배우로 성공하는 거다. 뉴욕 경찰서에 갇힌 그를 찾아온 브리는 교회 전도사라고 속이고 토비가 가고 싶어 하는 로스앤젤레스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가랑비에 옷 젖듯 브리에게 정이 든 토비는 어느날 브리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고 만다. “당신이 너무 섹시해요”라며 토비가 고백을 하니 미칠 노릇이다.

텔레비전 시리즈물인 〈위기의 주부들〉에서 유능한 직장인이며 말썽꾸러기 아이들의 엄마 역을 맡았던 펠리시티 허프먼은 여장 남자 역을 제대로 해낸다. 중저음으로 내리깔고 억양을 일정하게 유지한 목소리부터 브리의 캐릭터에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곱게 바르거나 얼굴에 분을 톡톡 두드릴 때도 꾸민 듯이 조신한 모습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그는 이 역으로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6일 개봉.

글 김소민 기자, 사진 인터비스앤파트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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