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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일기 2
일기 한번 잘 써서 전 세계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브리짓이 2편으로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뱃살이 두둑한 영국 처녀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분). 술과 담배를 즐기는 이 노처녀에게도 드디어 남자친구가 생겼다. 1편 마지막 포옹 장면의 주인공, 변호사 마크 다시(콜린 퍼스 분)이다. 미남에다 성격까지 좋은 남자친구 덕에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도 한데, 사그러들 줄 모르는 그의 인기 때문에 브리짓의 마음은 오히려 불안하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클리닉을 찾는 젊은 여성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브리짓처럼 남자친구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 속에는 여성들의 이러한 노력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닐지. 그러나 다행히도 마크는 브리짓의 오동통한 군살마저도 사랑하는 남자였다.
우여곡절 끝에 마크와 브리짓은 잠시간 이별을 하게 된다. 상심한 브리짓은 두문불출하며 아이스크림과 군것질거리, 담요를 끼고 마음을 달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정리되기는커녕 몸무게만 늘어난다. 외로운 브리짓에게 친구가 돼준 것은 바로 그녀의 일기장. 그녀는 일거수일투족을 일기장에 적는다. 자신의 기분, 생각과 함께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 등 자질구레한 일들까지 말이다.
사실 브리짓처럼 하루 종일 먹은 것들을 일기로 써보는 것은 체중을 관리하는 데 매우 좋은 습관이다. 이를 식사일기라고 한다. 비만은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 근본적으로 생활패턴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비만으로 병원 치료를 받을 때에는 단순히 먹는 칼로리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찾아 고쳐주는 행동수정요법을 병행한다. 식사일기 역시 그 중 한 가지이다. 내가 얼마나 먹었는지, 얼마나 운동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식사일기는 나쁜 식사습관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찾아내는 데 매우 좋은 방법이다. 하루 중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장소, 시간, 감정상태 등을 자세히 적도록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음식과 식습관이 비만의 원인이 되었는지를 밝혀보는 것은 재미와 함께 살을 빼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브리짓처럼 일기 쓰는 것에만 재미를 들이고 직접 실천을 하지 않으면 두터운 뱃살은 사라질 리가 없다. 우선 하루 동안 먹은 음식들의 대략 칼로리를 계산해 나간다. 그러다 보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아이스크림 한두 숟가락, 닭튀김 한 쪽의 무시무시함을 깨닫게 된다. 그 다음 자신에게 맞는 적정 칼로리량을 넘지 않도록 식사량을 조절하면서 운동을 병행한다. 이때 한 가지 더 챙겨야 할 것은 바로 식사량의 변화이다. 세 끼 중 저녁을 가장 많이 먹는다면 적정 칼로리를 넘기지 않더라도 몸에 지방이 쌓이기 쉽다. 하루 칼로리량의 3분의 1 이상을 아침으로 먹는 것이 좋다. 권혜석/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www.clinicb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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