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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천’에서 무협연기를 선보인 영화배우 김태희. 2006.12.4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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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 영화 '중천'서 소화 역 맡아
CF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김태희(26)는 어느덧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미모의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란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연예계에 혜성같이 등장,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예쁜 애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오랜 편견을 깬 것이 바로 그다. 바로 이 때문에 그는 '요즘은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다'는 이른바 '조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이런 평가에 대한 김태희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지적이고 똑똑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측면이 많습니다. 웃기는 얘기를 듣고 남들 다 웃고 나서 한 박자 늦게 웃는다는가 이해하는 속도가 한 박자 느리다든가 하는 식으로 좀 덜 떨어진 구석이 있거든요." 스스로를 똑똑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26살 아가씨의 점잖은 애교를 겸손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내숭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중천'과 관련한 인터뷰를 위해 오후 늦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태희는 사실 매우 똑똑해 보였다. 할 말과 안할 말을 분명히 가려서 하고 스스로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섣부른 표현은 전혀 입에 올리지 않을 정도로 사리분별력이 뛰어났다. 21일 개봉하는 판타지 무협영화 '중천'은 그의 영화 데뷔작이다. "실제로 해보니 영화는 (드라마와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드라마는 항상 스케줄에 쫓기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정신없이 찍게 되고, 방송에 임박해서 찍게 되면 맘에 안드는 연기가 방송에 나와버려도 되돌릴 수가 없죠. 반면 영화는 자신의 연기가 정 마음에 안들면 재촬영도 가능하죠. 따라서 좋은 점도 있지만 문제는 찍고 나서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는 점이죠. 드라마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영화는 정신적으로 힘든 것 같아요. '중천' 촬영을 하면서도 되게 많은 고민과 혼란과 혼돈 속에서 찍었죠. 전 머리 많이 안쓰고 몸으로 때우는 게 편한데…(웃음)." 기왕 말이 나온 김에 'CF 모델 출신은 연기력이 딸린다'는 평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사실 옛날 드라마를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어떻게 저런 장면을 찍었을까 하는 창피한 생각도 들죠. 보시는 분들이 평가할 문제지만 '중천'은 최선을 다해 찍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기는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영화에서 맡은 '소화'란 인물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의례적인 질문을 던졌다. "모든 기억과 번뇌를 버리고 해탈한 '천인(天人)'입니다. 저랑 닮아있는 점이 매우 많습니다 순수하고 어린아이같이 철없고 세상물정 모르고… 그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도 많은 애착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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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천’에서 무협연기를 선보인 영화배우 김태희.2006.12.4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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