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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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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홀리데이
연말은 국산과 외제를 막론하고 연중 최강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선보이는 접전장이다. 올해 연말 각축을 벌일 로맨틱 코미디 가운데 가장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만한 영화는 역시 〈로맨틱 홀리데이〉다. 제목은 너무나 뻔해 보이지만 감독이 낸시 마이어스란 점만으로도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솔깃할 법하다. 요즘 로맨틱 코미디 영화계의 지존이랄 수 있는 이 여성 감독은 항상 인생의 쓰고 단 맛을 어느 정도 맛본 중년 세대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뤄왔다. 멜 깁슨이 주연한 앞선 히트작 〈왓 위민 원트〉에서도 그랬고, 잭 니컬슨과 다이앤 키튼이 나온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는 더욱 주인공들의 주름살이 자글자글했다. 이번 〈로맨틱 홀리데이〉에서는 주인공들의 연령대를 이전 작품들보다는 좀 낮춰 여주인공 캐머런 디아즈만이 눈가 주름을 지우지 못하고 출연했다. 또한 이전 두 영화 〈왓 위민 원트〉와 〈사랑할 때…〉가 로맨틱 코미디이면서도 독특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었다면 이번 〈로맨틱 홀리데이〉는 작정하고 깔끔하게 상업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뽑아냈다. 주인공은 정반대로 설정된 두 여자다. 잘나가는 영화예고편 제작자인 미국 여자 캐머런 디아즈, 그리고 고전적인 신문사 칼럼니스트인 영국 여자 케이트 윈즐릿이다.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사랑에는 ‘젬병’이어서 실연을 당하고 만다는 것. 삶이 우울해진 두 사람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2주일 동안 서로 집을 바꿔 사는 ‘홈 익스체인지’를 하기로 한다. 대서양을 건너 각자의 집으로 날아간 두 사람은 ‘당연히’ 새로운 이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여행지에서 꿈같은 사랑을 즐기면서도 과연 이 사랑을 이어갈지 말지 티격태격 좌충우돌 노심초사한다는 이야기. 결말은 당신이 예상하는 바로 그대로인데, 그걸 확인하는 재미가 낸시 마이어표 영화답다. 13일 개봉.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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