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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4 17:46 수정 : 2005.03.14 17:46

김홍준씨는 ‘부천영화제의 정신’에 대한 관객들의 판단을 구할 별도의 영화제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재원 확보도 안된 상태라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

안티 피판?
리얼 피판입니다

“‘안티’피판(PIFAN: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 아닙니다. 부천영화제 보이콧은 더더욱 아니고요. 우리가 지켜왔던 부천영화제의 정신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리얼’ 피판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월 이사회에서 해촉된 김홍준(49) 전 집행위원장이 1월 말 계약해지를 당한 김영덕, 김도혜, 손소영 전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부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별도의 판타스틱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안티부천’ ‘반(反)부천’ ‘대안’ 등의 수식어를 붙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그는 “올해의 잘못된 부천영화제에 대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선댄스영화제 기간 열리는 슬램댄스영화제처럼 영화제의 성격 자체에 대한 대안은 아니며 이 행사가 1회로 끝날지, 새로운 영화제로 정착할 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석달전 일방적 해촉된 뒤
전 프로그래머들과 의기투합
“부천영화제가 추구하는 가치 관객들의 심판 받겠다”

계약 기간을 남겨둔 채 이사회의 일방적 해촉 결정이 난 뒤 한동안 공식적인 코멘트를 삼갔던 그가 “욕먹을 일을 자처”하게 된 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영화인들의 자극이 컸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오는 연락을 계속 받으면서, 영화제를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사태의 전말을 알리는 게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했고, 어떤 방식이 가장 적절할까를 고민하다가 별도의 영화제를 구상하게 된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영화계와 관객들의 중요한 자산인 부천영화제의 가치를 계승해야 한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 영화제를 열 극장도, 무엇보다 중요한 재원 확보도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태라 “불가능한 작전”이라고 힘겨운 상황을 토로한 김씨는 “한국 영화인들을 비롯한 조직위 쪽에 항의서한을 보냈던 수십명의 해외 영화인들이 작품을 기꺼이 내주겠다고 해 지금은 콘텐츠 말고는 아무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며 “재정적 지원 역시 기업이나 지자체에 기대지 않고 ‘앵벌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개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부천영화제 기간으로 영화제 개최 날짜를 못박은 이유는 “관객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생각에서다. “부천영화제가 견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관객이 직접 보면서 판단하길 바라고, 만약 이 과정에서 관객들이 지금의 부천영화제의 정통성에 손을 들어준다면 우리는 깨끗하게 승복할 것”이라는 게 김씨를 비롯한 4명의 영화제 발기인들의 입장이다.

“여러 사람들이 8년 동안 키워온 불길이 불과 3주 만에 초토화”되는 걸 지켜보면서 김 위원장은 “아래로부터 싹틔우지 못하고 위에서 내려온 영화제의 태생적 한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가칭 ‘리얼-피판’의 구체적인 얼개는 3월 말 관객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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