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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7 17:23 수정 : 2005.04.07 17:23

“대중성있는 예술영화? 그건 억지”

서울 종로의 허리우드 극장이 예술영화 전용극장으로 다시 문을 연다. 1,2관에는 씨네큐브와 하이퍼텍 나다같은 예술영화 개봉관인 ‘필름 포럼’이 개관하고 3관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안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이사온다.

관객 5000명 목표…영화제와 경쟁

22일 개관하는 필름 포럼은 갈수록 악화일로인 예술영화의 침체기에 ‘시네필(영화광)들을 위한 전문적인 영화관’을 지향하고 나서 주목을 끈다. 필름 포럼(대표 권병철)의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임재철씨(전 광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예술영화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에서 이른바 ‘먹히는’ 스타일이나 패턴에서 벗어난 영화들로 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예술영화관이 고민해온, 작품의 질과 대중성이라는 ‘두마리의 토끼’ 가운데 하나만 확실하게 잡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비좁은 예술영화 시장을 넓히기 위해 ‘관객이 접근하기 쉬운 예술영화를 소개해야 한다’는 일부의 지적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관객이 접근하기 쉬운 예술영화라는 논리 자체가 예술영화 관객을 무시하는 오만한 생각인 데다, 억지 유인책으로 관객을 일시적으로 늘린다는게 예술영화 관객층의 기반을 다지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990002%%임씨가 추산하는 한국예술영화 관객은 3천명 정도. 지금까지 수입한 영화의 판권료는 대략 1만달러 이내이지만 이 숫자로는 적자다. “5천명 정도의 관객 확보”가 안정적인 극장운영을 위해 필름 포럼이 기대하는 목표치다. 경쟁자를 따지자면 다른 예술영화관보다는 오히려 국내의 각종 영화제를 꼽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제들이 오히려 예술영화의 침체를 가져온 측면이 있다. 예술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영화제로만 향하기 때문에 정작 영화제의 열기가 예술영화극장의 수요를 줄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영화제에 보이는 젊은 관객들의 관심과 열정을 극장으로 끌어내야 하는 것이 임씨의 주된 고민 가운데 하나다.

‘씨네21 10돌 영화제’ 로 개관행사

첫개봉작은 <우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던 터키 감독 누리 빌게 세일란의 <5월의 구름>. 이 밖에 벨기에 여성 감독 샹탈 애커만의 <갇힌 여인>, 포르투갈 감독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불안>등 10여 편이 대기해 있다. 오래 전 국내에 수입됐지만 창고 속에 파묻혀 있던 대만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도 눈에 띈다. 이처럼 최근작보다는 근래 10년 사이 만들어진 작품 가운데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거나 개봉시기를 놓친 영화들을 개봉할 예정이다. “40~50년대 할리우드 고전영화를 정식 개봉할 생각도 있지만 오래된 고전은 다시 프린트를 떠야 하는 비용 문제 때문에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순서가 밀렸다”고 한다. 개관기념행사로 열리는 ‘씨네21 창간10주년 영화제’를 비롯해 세네프 영화제 등 1관은 영화제 대관을 이따금씩 하면서 두개 관을 합해 일년에 12편 정도를 개봉할 계획이며, 페데리코 펠리니 걸작선, 80년대 이후 고다르의 연출작들을 상영하는 ‘고다르의 스위스 시대’등 특별전도 준비하고 있다.

글·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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