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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 <씨네21> 손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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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든 기대치는 반응의 차이를 낳는다. 대체적인 호평에도 불구하고 간혹 쓴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의외로 그는 이에 대해 쿨하다. "한 장르(코미디)를 너무 오래해서 그런 것에 대한 약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관없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괜찮다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도 웰메이드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좋다고 평가받는 영화의 2/3에 내가등장하는데 그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은가." 그래도 그가 스크린에서 도드라져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워낙 타고난 신체조건이 매끈하고 이국적이기 때문이다. "무협영화였다면 신체적 조건이 더 도드라졌을테지만 드라마라 그나마 덜했던것 같다. 사실 생각해봐라. 70년대 시골에 서울 사람이 나타나면 이국적 느낌이 들지 않겠나. 영화 속 배경이 외딴 섬이다. 한양에서 온 수사관에게서도 이국적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다소 내가 튀어보여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했다." 긴 시간 집중 탐구를 한 영화였겠지만 예상보다 차승원은 영화에 대해 날카롭고깊은 해석을 보였다. 물론 이 역시 가벼운 코믹영화와 연계한 그에 대한 선입견 중하나일 터. 그를 뒤집기라도 하려는 듯 차승원은 인터뷰 내내 대단히 정확하고 확실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서인지 극중에서와는 달리 잘빠진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명품 양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괜스레 새삼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주인공 '원규'의 변화와 고뇌를 표현하기 위해 극이 전개되감에 따라 서서히 살을 빼는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후반부에서 그는 초반보다 5㎏이 빠진 모습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얼굴살을 빼서 볼 살의 미세한 떨림까지 표현하려고 했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 때문인지 그는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며 엄살을 떨었다. '혈의 누'는 전반적으로 한번 보고 흘릴 영화는 아니다. 대사도 어렵고 곳곳에판타지가 섞이는 등 상황도 녹록지 않다.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것. "촬영하면서도 우리의 의도를 관객이 몰라주면 어쩌나 장면장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결론은 모르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객의 절반만이라도 우리 의도를 알아주면 족하다는 생각이다. 그나마 결말 부분은 처음에 더 어렵게 찍어 재촬영을 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혈의 누'의 메시지는 뭘까. "감독님이 말씀하셨듯 '염치를 알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장치가 있기 때문에 관객은 극장을 나서면서 일말의 여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씁쓸한 느낌을 받기를 바란다." 웃음의 전령사가 관객에게 씁쓸함을 바라다니, 이게 연기하는 맛일까. 과거에 비해 다양한 장르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는 차승원은 "감이 제일 맛있을때는 덜 익지도 않고 너무 익지도 않은 상태일 것이다. 약간 신맛도 나면서 단맛이나는. 난 그와 비교할 때 조금은 더 익어간 상태인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에너지가좀 더 늘어났고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일련의 한류붐과는 상관없어 보인다는 말을 던졌다. "한류? 어휴 너무 좋다. 하지만 난 지금 일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이보다 더'멀티'하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현재가 좋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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