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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6 19:06 수정 : 2005.07.26 19:07

어린시절, 상상력이 풍부하고 겁이 많은 때다. 어른들은 장난으로 괴담을 들려주겠지만, 아이들은 그 때문에 불면의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서양 아이들에게 ‘부기맨’은 그런 존재다. 서기 150년께 ‘부기맨’이라는 이름으로 켈트족 설화에 처음 등장했고, 1200년대 ‘보그맨’, 1700년대의 ‘부기스맨’까지 이름은 조금씩 달라졌다. 하지만 어른들의 입에서 발화돼 아이들의 귀에 가닿는 순간부터 ‘부기맨’은 벽장 속, 침대 밑에서 살아숨쉬며 끈질기게 아이들의 숙면을 방해해왔다.

팀(배리 왓슨)도 그랬다. 아버지에게 들은 부기맨 괴담 때문에 잠자리는 늘 공포였다. 그러던 어느날 부기맨이 나타나 아버지를 벽장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 후유증 때문에 어른이 된 이후에도 벽장을 두려워하지만 가족과 이웃, 정신과 의사는 아버지의 가출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팀이 만들어낸 상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10여년 만에 고향집에 들른 팀. 부기맨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옛집을 찾지만 공포는 또다시 현실이 된다.

<부기맨>은 영화 중반까지 ‘심리 스릴러일까 호러영화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하지만 ‘부기맨과 아버지의 실종은 팀이 만들어낸 허구가 아닐까’, ‘아버지의 죽음도 결국은 팀의 자작극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한껏 부풀리다가, 별로 무섭지도 않은 괴물을 잠깐 등장시키는 것으로 싱거운 결말을 맺는다.

<부기맨>은 <스파이더맨>를 감독하고 <그루지>를 제작한 ‘샘레이미’가 호러 장르의 전문화를 실현하려고 만든 ‘고스트 하우스 픽처스’에서 제작했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며, 영화 관람에 앞서 자신의 공포 감수성이 10살 이상인지 이하인지를 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스티븐 T. 케이 감독. 28일 개봉.

사진 도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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