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홍콩 하버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농담을 건네며 친분을 과시했다.
"성격이 모나지 않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해서 좋다. 다만 차인표는 아닌 것 같다"고 조재현이 입을 열자 차인표도 "조재현의 추천으로 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그런데 속은 것 같다"고 응수했다.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조재현은 신분 상승을 꿈꾸는 뒷골목 건달 출신 강민수 역을 맡았다. 2003년 초 MBC TV 드라마 `눈사람' 이후 첫 드라마 나들이다. 최근 MBC TV `영웅시대'에 출연했던 차인표는 차가운 성격의 재벌 2세 최강혁으로 등장한다.
`목포는 항구다'에서도 두 사람은 함께 주인공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다만 영화에서는 차인표가 파마를 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조재현이 파마를 했다. 극중 비중도 조재현에게 무게 중심이 기운다.
"`차인표가 상대가 아니면 안 한다'고 이미 캐스팅된 조재현 선배가 제작진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저는 출연 제의에 싫다고 했죠. `영웅시대'가 끝난 직후라 타이밍도 안 맞고 극중 악역인데다 조연이라는 이유로요."(차인표)
하지만 차인표는 조재현의 직설적인 설득에 백기를 들고 만다. 조재현은 차인표에게 최민식, 송강호 등 연기파 배우의 예를 들며 출연을 권했다.
조재현은 차인표를 직접 만나 "최민식 등은 출연한다는 말만 나와도 50% 먹고 들어가는 배우다. 연기파라는 브랜드 때문이다. 하지만 차인표는 50% 깎인 채로 출발한다. 바로 연기력 때문이다"라고 신랄하게 조언했다.
이어 "너는 왜 늘 주인공이고 늘 마지막에 모든 것을 가지냐. 연기로 승부를 하려면 아예 처음부터 주위 기대치를 50% 낮춘 상태(조연)에서 출발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라는 조재현의 설득에 차인표는 결국 고집을 꺾었다.
한편 차인표는 조재현을 `벼락치기 공부'에 능한 배우라고 평가했다. "순간 집중력이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다. 촬영 현장에서 바로 대본을 본 후 집중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재현은 차인표에 대해 준비가 철저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첫 촬영 때 차인표의 모습을 보고 `이번에 뭔가 해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인표는 진짜 재벌처럼 보이고 체격도 다부져서 상대역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어요."
두 사람은 `목포는 항구다'를 통해 `흥행과는 거리가 있는 배우'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 전국 관객 190만 명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트렸던 것. `홍콩 익스프레스'에서도 연기와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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