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4 17:50
수정 : 2005.12.04 17:50
소통 도발 55편…‘일취월장’ 퍼레이드
크고 작은 한국 독립영화제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독립영화제2005>가 9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씨지브이상암에서 열린다. 지난해 30돌 축제를 큰 박수로 자축했던 이 영화제의 올해 슬로건은 ‘일취월장’. 김동현, 최진성, 김종관 등 독립영화계의 ‘스타’감독들과 신인 감독들의 ‘일취월장’하는 모습들을 일괄할 수 있는 총 55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개막작에 김동현 감독 ‘상어’
개막작은 지난해 단편 <배고픈 하루>로 이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동현 감독의 장편 <상어>(사진 위)다. 섬에 사는 어부가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에게 흰 상어를 보여 주기 위해 도시에 오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겪는 사건들로 엮이는 이 영화는 표피적으로 보이는 인간관계 속에서 진심의 소통이 이뤄지길 바라는 젊은 감독의 건강한 소망이 녹아 있다.
총 46편이 경쟁하는 중단편 부문에서는 올해 <씨네21>의 영화 전공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독립영화감독 1위로 뽑힌 김종관 감독의 <낙원>이 처음 공개되며 이미 다른 영화제에서도 많은 화제를 낳았던 김선민 감독의 <가리베가스>, 조주상 감독의 <양성평등> 등이 눈에 띈다.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한 장편 경쟁부문에서는 <자본당선언>으로 베를린영화제 초청을 받았던 김곡, 김선 형제 감독의 <뇌절개술>이 처음 공개되는 것을 비롯해 최진성 감독의 <에로틱 번뇌보이>, 최근 개봉을 했던 김태일, 가토 구미코 감독의 다큐멘터리 <안녕, 사요나라>, 300만원이라는 제작비가 무색하게 빼어난 완성도로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신연식 감독의 <좋은 배우>등 총 9편을 상영한다. 이 가운데 김경묵 감독의 첫 장편인 <얼굴없는 것들>은 ‘도발’이라는 독립영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극단적으로 펼쳐지는 영화로 이번 영화제가 내놓는 회심의 히든카드다.
일 아오야마 신지 초청전도
중진독립영화감독들의 근황을 살필 수 있는 특별초청전에서는 김미례 감독과 최하동하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와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 만든 첫 실사영화인 에이치디(HD)작품 <살결>, 이진우 감독의 <팔월의 일요일들> 등을 만날 수 있다.
올해 해외초청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창의적인 작품활동을 해온 일본 감독 아오야마 신지(사진 아래)다. 아버지 또는 국가가 젊은이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드보일드한 스타일로 완성한 장편 데뷔작 <헬프리스>(1996)을 비롯해 장르의 틀을 빌어 90년대 일본사회의 상처를 짚어낸 <와일드 라이프> <차가운 피>, 아오야마 신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유레카>, 올해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됐던 신작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등 총 7편을 상영한다. 아오야마 감독은 영화제 때 내한해 한국 관객과 만날 예정이며, 이밖에 미국 독립영화 프로듀서인 산드라 슐버그의 초청강연, 심야관객들을 위한 이벤트 등 부대행사도 쏠쏠하게 마련돼 있다. (02)362-9513. www.siff.or.kr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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