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6 23:58
수정 : 2006.01.1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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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영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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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제작사 ‘키노투’ 창립식서 고백… 3월말 크랭크인
“돈 되는 영화만을 좇는 풍토에서 과연 순조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우려했는데 건강한 제작사를 만나게 돼 무척 기쁩니다.”
100번째 연출작 <천년학>의 갑작스러운 제작중단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임권택 감독의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16일 제작사 키노투의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임 감독은 “투자 여건 때문에 영화 제작이 중단되는 경험은 처음이라 충격이 컸었다”고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심경을 고백했다.
오는 3월 말께 크랭크인하는 <천년학>은 순제작비 35억원으로 센추리온기술투자가 60% 정도를 투자하며 영진위가 후반작업을 현물 및 현금 지원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또한 영화가 촬영되는 전남 광양과 장흥 등에서 지자체 예산으로 세트를 지어 제작에 힘을 보탰다. 배급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키노투의 김종원 대표는 “메이저 배급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영화가 완성된 뒤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감독은 “제작 중단 소식이 나가면서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내 작품이 반드시 완성돼야 한다는 생각을 전해왔다”며 “암담했던 70년대 영화계 현실에서 이렇게 영화를 만들다가 생을 마치는 게 아닌가 고민했던 때와 비교하면 이렇게 활기 있고 좋은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시절을 살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100번째 작품으로 <천년학> 연출의 의미에 대해서는 “60~70년대 우습지도 않은 영화를 양산한 감독으로 이때 만든 영화들을 포함하는 100번째 영화라는 게 의미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으나 영화계 안팎에서 100번째 영화라는 데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걸 보면서 지금은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제작 중단 이전에 완료됐던 캐스팅에 대해서는 “배우들의 스케줄이 본래 촬영이 계획됐던 지난가을부터 올봄까지 맞춰져 있던 터라 다시 조정을 해야 한다”고 답해 출연배우가 교체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천년학>은 올해 말까지 촬영을 마칠 계획이며 이르면 내년 봄쯤 관객과 만나게 된다.
글·사진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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