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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견신>, 호카조노 마사야 작. 전 14권 ⓒ 서울문화사 /필진네트워크 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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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눈 앞에 말할 줄 아는 개가 나타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견신>의 주인공 '23'은 말할 줄 아는 것은 물론이고, 지식도 얻을 수 있으며, 판단력도 뛰어난 개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났다는 의미다) 그리고 우연히 시인을 꿈꾸는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인 고등학생 '후미키'를 만나 우정을 나누게 된다. <견신>은 '23'과 '후미키'의 우정을 중심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또다른 세계에 관심이 많은 정계의 실력자 '기리유'가 '23'의 동족인 '0'을 포섭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후미키'에 의해 인간과의 우정에 눈을 뜬 '23'과는 달리 '0'은 '기리유'에게 포섭돼 인간을 학살하며, '23'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견신>은 개는 어떤 인간이 기르냐에 따라 인간의 친구, 아니면 인간의 적이 되는지 판가름이 난다는 것을 강조한다. <플란더스의 개>의 '파트라슈'처럼 충직한 개를 생각한 독자라면, 인간을 학살하며 심판자를 자처하는 '0'에게 많은 놀라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게다가 '0'의 '심판(?)'은 주로 인간이 밀집한 현대문명의 본산인 대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백주대낮에 대도시에서 인간이 엽기적으로 살해당하는 만화 속의 장면은 호러 마니아들의 흥미를 자극할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끔찍한 장면들이다. 개를 함부로 버리거나 괴롭혔던 이라면 어딘가 찝찝함이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희망'은 존재한다. 예민한 감수성도 그렇지만, 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던 '후미키'와의 우정을 계기로 '후미키'를 지키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의 본분을 지키는 '23'이 있으니 말이다. 결국 만화 <견신>은 자연의 법칙을 지나치게 거스르는 인간에 대한 경고와 함께 '개는 주인(사람) 하기 나름'이라는, 당연하지만 지켜지기 힘든 상식을 강조한다. <은아전설 위드> 개도 냉혹한 약육강식의 세계가 존재한다 이 만화를 읽기 위해서는 1980년대 말에 유행했던 <명견 실버(은아 흐르는 별 실버)>라는 추억의 만화를 기억하는 편이 좋다. <은아전설 위드>는 <명견 실버>의 후속편이기 때문이다. <은아전설 위드>의 주인공인 '위드'는 그 전설의 명견인 '실버'의 아들이다. 이 만화는 개를 인간화해 그들의 세계를 인간의 세계처럼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개들의 낙원이라는 '오우'의 힘이 예전만 못하면서 개들의 세계는 마치 동양의 나라들이 한번 이상은 거친 '난세'를 맞이하게 된다. 이 만화는 어느날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오우'를 건설한 지도자 '실버'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위드'가 아버지의 옛 부하들과 친구들을 모아 개들의 '거악(巨惡)'인 '호겐'과 일대 전투를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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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아전설 위드>는 <명견 실버>에 이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방영하고 있다. 전 36권이며 외전도 있다. 다카하시 요시히로 작 ⓒ 일본 스카바 /필진네트워크 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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