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15 22:43
수정 : 2006.03.15 22:43
이봐 그냥 놀아보자구
복잡한 머리, 답답한 가슴을 풀어줄 앨범 2장이 나왔다. 어쿠스틱의 담백한 선율에 그만큼 꾸밈없는 목소리를 얹는 잭 존슨의 <싱 어 롱스 앤 럴러바이스 포 더 필름 큐어리어스 조지>와, 노라 존스와 그의 친구들이 뭉쳐 만든 컨트리음악 밴드 ‘리틀 윌리스’의 첫 앨범이다.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원초적인 즐거움을 주는 작품들이다.
잭 존슨의 목소리가 가물가물하다면 엘지텔레콤 광고에 흐르던 포근한 노래 ‘베터 투게더’를 떠올리면 된다. 이번 앨범은 노란 모자를 쓴 원숭이 조지를 주인공 삼은 만화영화의 오에스티격이다. 하지만 잭 존슨의 신곡 9곡이 빼곡하고 록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위아 고잉 투 비 프렌즈’ 등을 독특하게 편곡해 담아 독립 앨범에 버금간다.
군더더기는 다 빼고 어쿠스틱 기타 소리만 오롯이 도드라졌던 그의 감미로운 전 앨범 <인 비트윈 드림스>에 비하면 이번 앨범엔 장난끼가 넘친다. 브라질 악기 카바퀸호, 하와이 악기 우클렐레 등이 끼어들어 아기자기한 맛을 보탰다. 피아노가 통통 거리는 ‘피플 와칭’나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동요 ‘더 3아르스’를 듣다보면 미소를 머금게 된다.
14살 때 기타 연주를 시작한 그는 파도타기 광이다. 사고 탓에 몇달 쉬다 기타를 다시 든 게 앨범 발매로 이어졌다. 두번째 앨범 <언 앤 언>(2003년)은 빌보드 앨범 차트 3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나온 <인 비트윈 드림스>는 같은 차트에서 2주 동안 2위에 올랐다.
잭 존슨이 명랑한 기타 팝으로 듣는 사람을 어린아이로 만든다면 노라 존스와 그의 친구들이 만든 프로젝트 밴드 ‘리틀 윌리스’의 첫 앨범 <더 리틀 윌리스>는 신바람 나는 컨트리 음악으로 들썩이게 한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프레드 로즈, 행크 윌리암스 등 컨트리 음악 거장들의 곡과 밴드의 자작곡을 담았다.
이번 앨범은 이제까지 노라 존스가 들려줬던 재즈를 닮은 팝과는 다른 성격을 띤다. 그의 까칠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편안한 리듬을 탄다. 리 알렉산더(베이스), 댄 라이저(드럼), 리차드 줄리안(기타·보컬), 짐 캠필롱고(기타)가 그와 함께 ‘리틀 윌리스’를 이룬다. 누가 리더랄 것 없이 흥겹게 어우러지는 노곤한 놀이판 같은 앨범이다.
노라 존스는 데뷔 앨범 <컴 어웨이 위드 미>로 2003년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앨범·노래·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최우수 여자 보컬·최우수 팝 보컬 부문을 모두 거머쥐었다. 그가 뜨기 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 무대가 미국 뉴욕에 있는 클럽 ‘리빙룸’이다. 노라 존스는 그 무대에서 재미삼아 뜻 맞는 음악인들과 컨트리 음악을 부르고 연주했는데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내친 김에 그를 포함한 ‘리틀 윌리스’가 만들어졌고, 이번 앨범은 노라 존스가 만든 음반사인 ‘밀킹 불’에서 발매했다.
글 김소민 기자, 사진 유니버설뮤직·이엠아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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