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29 18:20
수정 : 2006.03.29 18:20
동요를 재즈로 바꿔 담은 피아니스트 박종화의 앨범 <푸른하늘 은하수>는 푸근하다. 친근한 멜로디를 쉽게 풀어냈다. 무늬만 재즈인 것은 아니다. 즉흥 연주의 생동감도 묻어난다. 사는 게 각박하게 느껴질 때 듣다보면 마음 속에 따뜻한 기운이 번진다.
이번 앨범은 서울재즈아카데미가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을 앨범 5장의 시작이다. 재즈아카데미 강사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라틴, 퓨전, 정통 재즈 형식으로 바꿔 한국적인 색깔을 담아낸다. 첫 결실을 내놓은 박종화는 미국 뉴욕에서 ‘정박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앨범엔 오종대(드럼), 김창현(베이스), 임달균(테너섹소폰), 발치뇨(퍼커션) 등이 참여했다.
퍼커션이 쿠바 볼레로 리듬을 타는 ‘등대지기’로 앨범은 정겹게 시작한다. 특히 반달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모래알처럼 바스락거리는 드럼 위로 피아노 선율이 달처럼 서서히 떠간다. 2003년 미국 뉴욕에 있는 클럽 맥심에서 벌인 공연을 그대로 녹음했다. 조개껍데기 소리에 색소폰이 내려앉는 ‘섬집아기’는 보사노바 리듬을 타며 미소 짓게 만든다. ‘노을’에서 튕기는 베이스나 ‘산바람 강바람’의 미묘한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정겨운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만나게 된다. 앨범엔 동요 9곡뿐만 아니라 ‘물고기 사랑’이라는 창작곡도 실었다.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이민가 재즈를 공부한 박종화는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울 때 가장 먼저 친 곡이고 커서는 외로움을 달래줬던 동요를 재즈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미국 ‘블루노트’ 등에서 연주할 때마다 동요로 만든 재즈를 2곡쯤 선보이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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