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6.19 21:05 수정 : 2006.12.04 14:39

‘키드 팝’ 음반 <웬 아이 그로우 업>을 낸 김현철씨.

동요 정형 벗어나 진화
포털 인기 콘텐츠 떠올라
동요형식 어른 목소리 경계

단순한 박자 싫어요! 뻔한 가사도 싫어요!

‘아이도 안 부르고, 어른도 안 부르던’ 동요가 변신하고 있다. 힙합과 재즈의 요소를 과감히 도입하는가 하면, 노랫말도 어린이들의 감수성을 다양하게 묘사하는 등 ‘뻔한 가사, 단순한 박자’라는 선입견을 씻어내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동영상과 결합, 어린이들 사이에서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 금강산에서 열린 문화방송 창작동요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대중 음악인에게 본선에 올라온 노래들의 편곡을 맡겼다. 여기서 가수 김현철과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작곡가 김형석은 동요의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대중음악의 요소를 도입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까지 창작동요의 편곡은 문화방송의 관현악단이 맡았다. 창작동요제의 김용관 피디는 “가요와 팝에 익숙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중음악의 요소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나온 음반 〈웬 아이 그로우 업〉 음반도 동요의 변신을 보여주는 한 예. 가수 김현철이 2004년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이 음반은 팝적인 요소를 동요와 섞었다. 음반에 실린 12곡 중 세 곡에는 랩이 들어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머릿곡인 ‘투게더 애즈 원’과 ‘웬 아이 그로우 업’ 같은 노래는 동요에서는 ‘금기시’하던 영어 제목과 가사를 쓰는가 하면, 여섯번째 곡인 ‘샬루와’는 아동들 사이의 애정을 그리고 있다. “언제나 어느 때나 내 맘을 고백할 때도/ 너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야” 김현철씨는 음반에 실린 음악에 동요가 아니라 굳이 ‘키즈 팝’이란 표현을 썼다. 그는 “동요가 가곡풍의 클래식 음악이라면, 이 음악은 아이들을 위한 팝 음악이다. 동요의 정형을 벗어나서, 음악적으로 자유롭고, 가사는 훨씬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이 음반은 음반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약 1만장의 ‘나쁘지 않은’ 판매고를 올렸다. 김씨가 2004년에 낸 〈러브 이즈〉는 약 4만장이 팔렸고, 음반에서 무려 네 곡이 광고음악으로 쓰이기도 했다.

동요가 각 포털에서 인기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인터넷에서도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조사 업체인 코리안 클릭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네이버의 동요 서비스의 페이지뷰는 약 8375만회로, 같은 기간 네이버의 대중 음악 서비스의 페이지뷰 약 3998만회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야후의 전필구 대리는 “어린이들도 동요를 좋아하지만, 많은 주부들이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틀어주기 좋아서 동요 서비스를 애용한다”고 말했다.

수요에 맞춰 동요 서비스의 내용을 확충하기 위해 네이버는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창작동요를 공모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약 500여곡의 새 동요가 몰렸다. 네이버는 공모에 당선된 ‘꿈꾸는 꽃씨’ ‘비오는 날’ 등을 동요 서비스에 첨가했다. 이 회사의 양소진 대리는 “의외로 수준 높은 곡들이 많아서 내년에도 공모 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83년 문화방송 창작동요제가 시작된 이래로, 하나둘씩 생겨난 창작곡 경연 행사도 동요의 저변을 닦았다. 올해 4월에 첫회를 맞은 서덕출 창작동요제를 비롯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약 아홉개의 동요제가 열리고 있다. 동요 작곡가 김정철씨는 “현재 동요 작사자는 100여명, 작곡자는 200여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결코 많은 수는 아니지만, 창작 동요 역사 80년에 이렇게 창작자가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작자도 늘고 발표의 장도 늘면서 동요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자칫 어린이의 감수성은 빠진, 어른의 목소리가 동요의 형식만을 빌려서 나오는 모양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로지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