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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5 18:34 수정 : 2006.06.25 18:34

극단 여행자 ‘한여름밤의 꿈’ ‘유럽 심장부’ 바비컨센터 첫 공연

“셰익스피어 본고장에서 한국 연극의 참맛을 보여주겠습니다.”

극단 여행자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을 들고 유럽 연극의 심장부로 돌진한다. 유럽 연극의 ‘허브’로 불리는 런던 바비컨 센터 대극장에서 한국 연극 사상 최초로 27일부터 새달 1일까지 6차례 무대에 오른다.

미국 뉴욕의 링컨 센터와 함께 세계 양대 극장으로 불리는 바비컨 센터는 대관 없이 일정 수준에 오른 작품만을 엄선하는 기획 공연으로만 꾸려간다.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바비컨 센터는 지난해 에든버러 축제에서 여행자의 공연을 본 뒤 초청 의사를 밝혔다.

동양적인 색채를 가미해 관객과 신명나는 교감을 이룬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독창적인 재해석이다.

연출가 양정웅은 〈한여름 밤의 꿈〉을 셰익스피어 원작의 뼈대는 유지하되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한바탕 ‘난장’으로 바꿔놓았다. 원작의 요정을 해학이 넘치는 도깨비로 바꿔 신명을 돋우고, 도깨비의 장난에 엇갈리는 남녀의 이름을 항, 벽, 루, 익 등 전통 별자리에서 따온 것도 인상적이다.

한국미가 물씬 나는 가옥 뒤로 푸른 대나무 숲이 일렁이는 독창적인 무대, 북과 장구 등 국악기가 빚어내는 유려한 선율은 극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결 고조시킨다. 무엇보다 중력에 제약받지 않는 듯 무대를 종횡무진 휘젓는 도깨비들의 걸쭉한 입담과 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장 큰 매력. 극단 여행자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바비컨과 비슷한 공연 환경을 가진 엘지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나 최종 리허설을 치렀다.

워낙 스토리가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그동안 폴란드, 콜롬비아, 쿠바 등 해외공연에서는 자막 없이 연기했지만 이번엔 무대가 무대인 만큼 미묘한 뉘앙스를 살리고자 영어 자막도 제공한다. 현지 관객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대사에 영어도 적절히 섞어 웃음과 호응을 이끌어낼 계획.

양씨는 “평소 하던 대로 하면 관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에서 한국 연극의 참맛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여행자는 바비컨 공연이 끝나면 거장 피터 브룩이 활동했던 영국 서부 브리스틀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여행을 계속한다.


연합뉴스, 사진 극단 여행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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