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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와 가야금 선율 대화 피리 가락에 드럼 장단
민요 11곡 버무려 음반 내놔 가락·음정 맞추기 힘들었죠
국악기·양악기로 한팀 꾸린 ‘스톤재즈’
재즈와 국악은 의외로 친하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대금 주자 이생강과 재즈 피아니스트인 신관웅이 서울의 한 재즈클럽에서 협연했고, 4월에는 퓨전 재즈의 거장 밥 제임스가 내한 공연에서 국악인들과 손을 맞췄다. 사물놀이패나 판소리 명창들과 재즈 음악인들의 협연은 이제 드문 얘깃거리는 아니다. 6인조 크로스오버 그룹 ‘스톤재즈’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갔다.
마주치면 반갑게 어울리던 두 갈래를 아예 하나의 팀으로 묶어버렸다.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해금, 피리, 가야금, 소금과 대금, 여기에 손님으로 끼는 드럼까지. 2004년 12월 결성 이후에 묵묵히 재즈와 국악 사이에 다리를 놓던 이들이 우리 민요 11곡을 모아서 〈크로스오버 코리안 솔〉을 내놓았다. 스스로도 완성도면에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젊은 음악인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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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원수(피아노), 김지민(해금), 임준형(대금), 양훈정(가야금), 이건승(콘트라베이스)씨.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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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기자 kkt@hani.co.kr * 인터넷 〈한겨레〉에서 스톤재즈의 음반 〈크로스오버 코리안 솔〉에 실린 ‘뱃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재즈인이 말하는 국악, 국악인이 말하는 재즈 이원수(피아노, 스톤재즈 대표·45) 재즈에서는 보기 힘든 국악의 흥과 장단이 있다. 그런 국악 특유의 느낌을 재즈의 틀 안에서 살리고 싶었다. 이건승(콘트라베이스·26) 국악의 박자를 알고 싶었다. 음반 작업을 하다보니 국악은 리듬을 호흡으로 가는데, 재즈는 상대적으로 계산해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국악의 박자와 서양음악의 리듬이 어느 부분에서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양훈정(가야금·31) 국악과 재즈가 둘 다 즉흥 음악적인 요소가 있어서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 즉흥성의 내용이 달랐다. 재즈에서는 조화를 중시해서 즉흥연주를 하면서 서로 맞추는 부분이 많았다. 국악에서는 서로의 아귀를 맞추고, 나머지는 각자에게 맡기는 경향이 짙다. 임준형(대금, 소금·28) 고등학교 때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오텀 리브스’를 들은 이후 재즈를 좋아했다. 연주자 개인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김지민(해금·31) 98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정통 재즈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때는 나에게는 너무 안 맞아서 공연 중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음반 작업을 한 이후에 재즈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낀다. 리듬이 매력적이다. 윤형욱(피리·28) 원래 재즈를 좋아했다. 막상 음반을 준비해 보니 재즈에서 하는 변주가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 재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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