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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8 19:32 수정 : 2006.08.08 19:32

김경호·최중원·양재광·홍정의 등 젊은 작가들 사진전

비루한 생활 현장에서 잔뼈 굵은 젊은 사진가들의 체험이 스민 근작 전시회들이 신선한 쾌감을 선사한다.

첫머리에 작가 김경호씨가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진공간 스페이스 바바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히어로스’(17일까지, 02-3442-0096)는 전쟁기념관에 있는 위인들의 대표적인 금속 초상, 곧 동상을 초상사진 찍듯 탐구했다. 아마도 이순신, 을지문덕, 한국전쟁 시기의 전몰 군인(오른쪽) 같은 한국 역사상의 전쟁 영웅상들(작가는 영웅상 밑의 명함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고 기억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을 찍었을 120×150㎝ 크기의 대형 사진들은 전시장 들머리부터 시선을 내리누른다. 에너지 넘치는 검은빛 동상들의 실루엣은 맹목적인 애국심과 승리를 강조하는 파시즘의 상징으로 뒤틀려 있지만, 작가는 거기에 영웅주의의 필연성에 동원된 위인들의 인간 실존도 구슬프게 읽어냈노라고 말한다.

인터넷 사진 사이트에서 ‘처키’란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아마추어 작가 출신 최중원씨의 근작전 ‘스치던 풍경’(15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나우, 02-725-2930)은 추억과 현실의 간극을 오가는 독특한 색감의 사진 언어를 보여준다. 2, 3등 열차의 객차 안 풍경(아래), 달동네 집들의 대문가, 계단길, 시장터 등을 찍은 그의 〈스치던 풍경〉 연작들은 최근 디카로 찍은 서민적 풍경들인데, 정교한 포토샵 작업을 통해 마치 1940~50년대 후진 색 터치의 컬러 사진을 보는 듯한 다큐적 감성을 연출한다. 고교도 제때 다니지 못한 채 부산과 대구에서 의류 노점상을 했던 이력의 이 작가는 “성장기의 쓰라린 기억들을 앵글을 들이댄 현실과 색감을 통해 나름대로 접붙이려 했다”고 고백한다.

이밖에 일산 정글북 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양재광씨의 사진전 ‘신도시발 통신’(18일까지, 031-922-5000)은 분당 마천루 아파트를 고향 삼고 성장해온 젊은 작가의 고립된 시선을 성찰했으며, 홍정의씨의 ‘제3의 공간’전(15일까지 갤러리 룩스, 02-720-8488)은 한국의 물질적 유토피아인 아파트 공간의 속물성과 위선을 고층아파트, 전원주택, 인테리어 장식 등의 합성작업으로 까발린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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