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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화랑 초대작가 김종하 화백전시 |
1918년생인 김종하 화백은 한국 화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화가다.
1956년 반도호텔 귀퉁이에 한국 최초의 상설화랑인 반도화랑이 개관할 때 마련한 전시에서 박수근과 함께 2인전을 열었던 화가이며, 국내 상업화랑의 대모격인 갤러리 현대가 1970년 현대화랑으로 개관한 후 초창기에 초대했던 화가들 중 한 명이다.
김화백은 부인이 지난해 12월 별세하기 전까지 10년간 간병에 매달리느라 화단에서 잊혀져왔지만 보문동의 작업실에서 아직도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그림에 대한 소신도 꼿꼿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티에르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그림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보지 않고 신기한 재료로 기교있게 잘 그렸다는지에 너무 집착해."
지금은 최고 인기작가가 된 박수근과는 반도화랑 시절부터 친구처럼 지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구애받지 않고 늘 고향에서 본 시골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나갔어. 그런데 요즘은 박수근 그림이 너무 많아. 그렇게 많이 그린 화가가 아니거든. 재료 살 돈도 변변히 없었는데다가 빨리빨리 그려내는 스타일이 아니었어. 어디서 그렇게 박수근 그림이 많이 생겨났는지 놀라워."
오랜만에 갖는 개인전에서는 김화백 특유의 초현실주의적인 근작과 구작 35점이 걸린다. 1940-1950년대 작품도 있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에로틱하면서도 냉소적인 표정의 여인들이 등장한다. 사간동 갤러리 베아르떼에서 11월1-20일. ☎02-739-4333.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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