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09 21:10
수정 : 2006.11.1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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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5돌 공연 앞둔 가수 양희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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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5돌 공연 앞둔 가수 양희은씨
“시위 현장에서 내 노래가 불리는 것을 들었을 때에는 마치 다른 노래 같아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전율을 느꼈어요. 노래의 사회성이란 것을 정말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죠.”
김민기씨의 노래로 온 국민의 애창곡이 된 〈아침이슬〉을 불렀던 가수 양희은씨에게 이 운명의 노래는 어떤 의미일까.
데뷔 35돌을 맞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는 양씨는 9일 기자들에게 “누구보다도 먼저 이 노래를 들은 것이 내 인생을 바꿨다”며 자신의 인생과 대표곡 〈아침이슬〉에 얽힌 이야기를 털어놨다.
양씨는 “〈아침 이슬〉을 불렀던 것은 곡조와 노랫말이 가슴에서 울렸기 때문이었다”라고 데뷔 당시를 회상하면서 “(〈아침이슬〉은 노래 끝 부분인)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를 부르기 위해 이 노래를 처음부터 부르는 것”이라고 이 노래를 평했다.
양씨는 1970년대 이후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빠짐없이 이 노래를 불렀던 것에 대해 정작 자신은 처음에 이 노래가 시위 현장에서 불릴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양씨는 “결국 노래는 불러주는 이의 것이고 이 노래가 시위 현장에서 불린 건 그 노래가 선택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래는 제작 전까지만 내 것이지 시중에 나온 뒤에는 ‘품안의 자식이 아니에요. 대중이 내 노래를 품에서 키워 되돌려줄 때 내가 노래부를 수 있는 것이겠죠.”
양희은씨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는 다음달 14~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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