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12 09:37
수정 : 2006.11.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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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욱진 화백 생전 모습 15일부터 삼청동 리씨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열리는 고(故) 장욱진 화백 생전 모습-리씨갤러리 제공(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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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1917-1990)의 그림은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다. 동산에 누워있는 아이, 동그란 나무, 빨간 해, 유유히 날아다니는 참새가 파격적인 구도로 배치된 단순한 그림은 어린아이처럼 살았던 작가와 닮았다.
서양화가였지만 먹으로 그린 그림처럼 담백한 색채와 여백의 미를 살린 그의 그림은 푸근하고 토속적이어서 지금까지도 많이 사랑받고 있다.
삼청동에 새로 개관한 리씨(LeeC) 갤러리가 개관 기념전으로 장욱진의 작품을 모아 '유어예(遊於藝)'전을 연다. 논어에 나오는 '예에 노닌다'는 구절에서 따온 전시 제목은 한평생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예술을 벗하며 기인으로 살다간 작가의 삶을 연상시킨다.
부인 이순경 여사 등 유족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평소 잘 소개되지 않았던 장욱진의 먹그림들을 내놓았다. 장욱진은 1970년대 말부터 먹을 갈아 동양화 붓으로 먹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불교에도 심취해 불화도 여러 점 그렸다. 유화에 먹그림의 기법을 응용하면서 즐거워 하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전시에는 유화와 먹그림 60여 점이 나오며 먹그림 중에서는 '새를 바라보는 도인', '기다림', '관조도' 등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많다.
장욱진의 작품이 이 정도 규모로 전시되는 것은 1995년 호암갤러리 전시 이후 처음이다. 1948년께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 등과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약했지만 동년배 화가들이 사이즈가 큰 모던한 추상화를 그릴 때 홀로 자신의 화풍을 고집했던 장욱진의 내면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미술애호가에서 갤러리 대표로 변신한 리씨 갤러리 이영희 대표는 앞으로 중견 작가와 작고 작가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한편 해외 작가와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부터 12월5일까지. ☎02-3210-0467.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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