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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2 17:56 수정 : 2006.11.12 17:56

‘팝아트 후예’ 청년작가들 인사동 전시장 ‘도배’

막 찍어내는 붕어빵 그림도 미술 명품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 팝아트의 창시자 앤디 워홀(1928~1987). ‘공장’처럼 미술을 생산했던 워홀과 그의 모습에 반한 후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서울 인사동 한 구석을 차지했다.

서울 인사동의 문화공간 쌈지길에 차려진 ‘깨어나라 워홀-쌈지, 앤디 워홀을 만나다’전(내년 1월25일까지· 02-736-0088)은 워홀의 작품과, 워홀을 화두로 작업한 국내 청년작가들의 근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느 전시처럼 전시장 안에 작품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건물 중앙 공간을 중심으로 3층에 걸친 상가와 내부 큰 마당, 전시장, 계단을 포함한 건물 전체가 워홀 이미지를 뒤집어썼다.

중앙 공간에는 워홀의 꽃그림이 프린트된 우산들이 가득 매달렸다. 전시장에는 캠벨 수프 깡통과 지겹도록 반복되는 마릴린 먼로와 울긋불긋한 꽃이미지, 신발짝, 엘리자베스 여왕(사진 왼쪽) 등을 담은 워홀의 실크스크린 판화들이 내걸렸다.

한국 후배작가 50여명은 건물 구석구석에 워홀의 팝아트를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영상, 사진, 설치, 도자, 금속공예 등의 다기한 작품들을 채워 워홀에 대한 다원적 오마주 공간을 꾸렸다. 슬롯머신에 워홀 이미지를 슬쩍 넣는가하면, 워홀의 얼굴상(사진 오른쪽), 작가 특유의 반복된 사물 이미지로 불상, 비행기 등을 그리거나 자신의 사진을 넣은 작품집을 만들기도 했다. 칠보·자수·옻칠 작품, 심지어 마당배수관 시트 등에도 워홀이 출몰한다. 워홀의 다양한 얼굴과 대표작 꽃시리즈가 프린트된 천으로 건물을 감싸고, 패션 매장과 1층 아트마트에서 워홀 관련 아트 상품과 워홀라인 의상들을 파는 교묘한 상술이 팝아트의 이름으로 버무려졌다.

쌈지길쪽은 상가 전체가 전시장이란 것을 내세워 상가 입장료(3000원)까지 받다가, 상술이 지나치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최근 내부 전시장까지 무료 관람으로 바꿨다.

한편 서울 홍대앞 쌈지스페이스에서 누리꾼들의 인터넷 문화를 주물러본 젊은 작가 8명의 특별기획전 ‘ㅋㅋㅋ^^;’전(28일까지· 02-3142-1693)도 대중의 시선과 친숙한 볼 거리다. 폐쇄회로 카메라에 찍힌 남녀 행인 동영상을 해킹해 야한 대사를 넣고 삼류드라마처럼 변질시킨 작가 양아치씨의 영상, 인터넷 신조어 ‘뷁’을 실제 문자 조형물로 공들여 만들거나 싸이월드 미니룸을 진짜 작업실 인테리어로 재현한 진기종씨와 에밀고의 ‘썰렁한’ 작업 등이 나와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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