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13 19:56
수정 : 2006.11.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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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는 오래전부터 ‘말축굿’이 열렸다. 말축은 메뚜기의 제주방언. 수탉이 벼농사에 해로운 말축을 잡아먹는 것을 형상화했다. 수탉 코를 꿰어 마을을 도는 심방(무당)은 농부 차림새다. 제주돌문화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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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용준 제주대 명예교수 민속사진전 열어
평생 제주도 무속신화를 연구해온 현용준(76) 제주대 명예교수가 1960~70년대 제주도 곳곳을 필름에 담아 사진전을 열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주돌문화공원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현용준 민속사진전-제주사람들의 삶과 신앙’이 바로 그것이다.
전시회에선 지난해 9월 현 교수가 기증한 사진 2700여점 가운데 공개되지 않았던 24점을 포함해 50점이 선보이고 있다. 그의 사진은 작품성 측면보다 30~40년전 제주인들 생활과 신앙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은 ‘그때 그시절’ 사진을 보며 “당시는 저랬었지” 하며 탄성을 지르곤 한다.
‘감자 빼때기’(절간 고구마)와 ‘절간공판’(1974)은 일제 강점기 공출을 강요받던 시절, 그리고 보릿고개를 겪으며 고달프기만 한 제주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옛 중문면의 ‘마을시장’(1975)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30여년 전 제주사람들 생활을 엿보게 한다.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앞바다의 ‘뱃물질’(1977) 또한 현재의 북촌 포구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전시회에선 영감놀이, 말축퇴치굿 등 원형을 찾아보기 어려운 무속 사진들도 만날 수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관계자는 “사진전을 통해 제주의 60~70년대 생활상과 신앙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제주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을 실감하고 잊혀져가는 제주 전통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전시회는 내년 2월 말까지 계속된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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