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15 21:44
수정 : 2006.11.15 21:44
박현재·류정필·유동직씨…19일부터 예술의전당서 공연
국립오페라단이 자체 기획해 19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 몰리고 있는 관심은 단연 ‘가장 비올레타다운 소프라노’라고 평가받고 있는 이탈리아 오페라 가수 스테파냐 본파델리(39)가 출연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본파델리에 온통 쏠리는 조명 뒤에서 조용히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는 세 남자가 있다. 이번 〈라 트라비아타〉로 외국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처음으로 국내 팬들에게 보이며 신고식을 치르는 유학파 국내 오페라 배우들이다. 알프레도 역을 맡은 박현재(40)·류정필(38), 제르몽 역의 유동직(34)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탈리아 활동 이후 국립오페라단 상근단원을 거쳐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박씨는 오페라 판에서는 비교적 이름이 알려졌지만 류씨와 유씨는 모두 이번이 진짜 첫 국내 오페라 데뷔 무대다.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는 류씨와 8년째 독일에서 활동 중인 유씨는 정은숙 단장의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다.
세 사람 모두 서울대 성악과 선후배 출신으로, 저마다 〈라트라비아타〉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어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학교 1학년 때 〈라트라비아타〉 합창을 한 뒤 오페라 가수로 진로를 바꿨어요.”(박),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라트라비아타〉를 불렀어요.”(류), “태어나서 처음 본 오페라가 〈라트라비아타〉였고, 유럽 데뷔도 이걸로 했어요.”(유)
박씨는 “사랑에 대한 열정과 감정기복이 심한 알프레도의 역할이 마음에 든다”며 “3막에서는 노래가 안나올 정도로 삶과 죽음을 표현하는 오묘한 감정에 휩싸인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알프레도 역할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고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유씨는 “고지식하고 완고한 모습만이 아닌 한편으로는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사랑을 이해하는 제르몽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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