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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02 19:52 수정 : 2007.01.02 19:52

몰골기법으로 그린 리석호 작 <장미>

수묵화 획 그은 월북작가 리석호 전

‘일필휘지’. 단칼에 베듯이 한번 휘두르는 붓질로 그리는 대상의 핵심을 잡아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전쟁 때 월북한 일관 리석호(1904-1971)는 우리 화단 역사에서 일필휘지의 명수로 이름을 남겼던 수묵화의 대가다. 휙 둘러 치는 서너개의 획을 잡기 위해 며칠을 새며 고심하고 사색했던 그의 수묵화풍은 한국전쟁 뒤 남한 화단의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들꽃과 꽃나무, 소나무, 새 등을 윤곽선 없는 획으로 즐겨그렸던 특유의 몰골법은 전쟁 뒤 북한 조선화 화단의 큰 뼈대가 되었던 까닭이다.

2일부터 서울 호암아트홀 로비의 상설전시장인 갤러리 북에서 개막한 리석호 전은 몰골화의 대가인 리석호의 50~60년대 원숙기 화조그림과 정물 그림 31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직전 서울 롯데백화점에서 작품 6점이 처음 전시된 바 있으나 그의 필력이 녹아든 화조화들을 대규모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뜻깊다. 채색화 거장 이당 김은호를 사사하고, 조선말 거장 오원 장승업의 작품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습작했다고 전해지는 고인의 화조화들은 무엇보다도 단단한 기본기와 경직되지 않고 유연한 구도가 조화를 이룬다. 오원의 화조화에서 흔히 보이는 분방하면서도 민첩한 붓 터치의 속도감을 살리면서도 가지와 꽃, 새들의 움직임을 묘사한 선의 강약이 명확하며, 짙은 정감 서린 채색기법 등도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전시는 3월30일까지. (02)751-9653.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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