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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장사익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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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리꾼 장사익] ① 욕심도 사랑도 죽음도 엮어
마흔세 살 카센타 더부살이 삶에 불어온 찔레꽃향기
왜 찔레꽃 향기가 너무 슬프다고 했을까? 그는 찔레꽃 향기가 너무 슬퍼서 목놓아, 그것도 모자라 밤새워 울었다고 노래했다. 아니 노래를 불렀다기보다 울부짖었다.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불리는 장사익(59). 가슴이 떨렸다. 보름전 인터뷰 약속을 하고, 막상 그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진한 흥분이 온 몸을 감쌌다. 지난 26일 그와의 인터뷰는 그의 노래가 너무 좋아서, 마치 광(狂)팬의 마음가짐으로 진행됐다. 자하문 너머 보이는 북한산 자락에 자라잡은 그의 자택 2층. 한쪽 벽면을 통유리로 만들어 북한산 기슭이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그의 응접실이자 작업실에서 그가 끓여주는 중국 보이차를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전날 예술의 전당에서 펼친 ‘노래판’의 피곤이 가시지 않은 얼굴. 그러나 깊은 주름과 적당히 자란 희끗희끗한 턱수염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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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이 서툴게 잘라온 사과와 외출했다가 뒤늦게 귀가한 부인이 내놓은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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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테이블을 겸한 응접실 나무 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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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이 손님 접대를 위해 다기에 손수 끓인 중국 보이차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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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응접실 겸 작업실의 한쪽은 벽면 전체가 통유리로 북한산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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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하게 읊조리듯 시작한 이 노래는 점차 톤이 올라간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이제 중창단과 함께 반복한다) · · · 후 렴 · · · 아! 노래하며 울었지/ 아! 춤추며 울었지/ 아! 당신은 찔레꽃” 비록 가사에서는 ‘당신은 찔레꽃’이라고 했으나 사실은 그 자신이었다. 그리고 중년의 남자가 꽃향기에 취해 울었다. 어느날 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를 취해 만든 <찔레꽃>. 이 노래는 장사익 본인뿐 아니라 이 노래를 듣는 많은 이들의 감정샘과 눈물 샘을 오늘도 진하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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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접실 한쪽에 있는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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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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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바라보며 장사익이 노래를 연습하는 곳. 우리 가요 악보책과 기타가 놓여 있다. 악보책엔 ‘목포의 눈물’이 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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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장사익에게 풍경소리는 어떻게 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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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패인 입가의 주름, 희끗희끗한 턱수염, 손을 쓸어넘긴듯한 머리칼... 북한산 자락의 집에서 만난 소리꾼 장사익의 너털 웃음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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