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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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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트로트 음반 돌풍
댄스·팝 섞어 쉽고 재밌게 만들어
10대 음악시장 ‘블루 오션’ 개척
전형적인 10대 청소년용 기획그룹 슈퍼주니어가 트로트를 들고 나온 것은 최근 음악계 최고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13명 멤버들 가운데 6명으로 따로 만든 팀인 ‘슈퍼주니어-티’는 지난달 23일 싱글 음반 <로꾸거>를 내놓으면서 그동안 10대들과 가장 멀어보였던 음악인 트로트에 도전했다.
과연 10대들은 아이돌그룹의 트로트에 귀를 기울일까? 10대들이 호응을 보낸다면 그동안은 들을만한 새로운 트로트가 없어서 안들었던 것일까? 아니, 그 이전에 댄스그룹이 왜 트로트를 골랐을까? 슈퍼주니어-티의 시도는 많은 질문거리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음반 발매 2주가 지난 현재 결과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응은 좋다. <로꾸거>는 발매 며칠만에 여러 가요 음반 판매 1순위에 올랐다. 슈퍼주니어-티의 시도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트로트는 당연한 선택? 10대를 겨냥한 댄스 그룹이 트로트라는 장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로꾸거>는 분명 새롭다. 이들에 앞서 장윤정과 박현빈 등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이 나왔지만, 이들이 내세운 ‘뉴트로트’는 요즘 가요 소비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10대용은 아니었다. 슈퍼주니어-티는 애초부터 트로트가 10대들에게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고 보고 치밀한 계산으로 접근했다.
슈퍼주니어의 소속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는 최근 발라드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임을 감안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트로트가 오히려 ‘블루 오션’(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10대를 위한 트로트가 없을 뿐 트로트가 발라드와 함께 현재 음악 시장에서 ‘먹혀들 수 있는’ 음악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댄스 음악은 쏟아부은 노력에 비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음악이 된 것도 중요했다. 텔레비전 가요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많은 제작비를 들여 볼거리로 승부하는 시각적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가 대중들을 만날 기회는 한껏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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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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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의 진화-유닛 시스템 하지만 10대용 아이돌 가수가 본격 트로트를 하는 위험부담은 분명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위험부담을 줄여주는 장치가 슈퍼주니어란 팀을 만든 콘셉트인 ‘유닛 시스템’이다. 슈퍼주니어는 처음부터 초기에는 대규모로 팀을 짜서 나와 이름을 얻은 다음에는 상황에 따라 멤버들 일부가 ‘유닛’으로 쪼개져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기획그룹이다. 슈퍼주니어-티는 그 두번째 유닛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기존의 아이돌 댄스그룹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참신함이 사라지면서 고비용 저효율 그룹이 돼 결국 해제되는 절차를 밟았다면 슈퍼주니어의 유닛 형태는 안정된 팬층을 기반으로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 유연함을 무기로 슈퍼주니어는 음악 시장의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뀌어나갈 예정이다. 다음 유닛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답은 이미 나와있다. 어떤 장르이든 시대와 맞아떨어지는 장르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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