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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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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앨범 내는 쌍둥이 가수 ‘수와진’
전성기 달리다 사고로 주춤20년지기 팬들 덕분 재결성
음반 녹음하던 날 저절로 눈물
“이웃집 오빠로 변함없이 맞아주길” “사실 어릴 때부터 제가 기저귀 채우고 우유 타먹이고요….” “니 어렸을 때 나 봤나!” 고작 3분 터울로 형과 아우가 된 안상수, 안상진(45) 쌍둥이 형제는 무대에서도 엎치락뒤치락했다. 지난 20일 경기도 의왕에 있는 한 라이브카페 무대에 오르자마자 형제는 신경전을 벌였다. 수와 진은 이틀 전부터 이 카페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이따금씩 무대에 서긴 했지만 무려 17년만에 새 음반을 내기 직전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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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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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뒤 상진씨는 혼자 활동하는 형한테 부담될까봐 일부러 연락을 먼저 하지는 않았다. 상수씨가 1991년 ‘수와진’ 이름으로 4집을 낼 때에는 녹음실을 지키며 조언만 했다. 상진씨가 완전히 회복하면서 서로 다시 뭉치자는 말을 버릇처럼 해왔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고 세월은 금세 흘러갔다. 그동안 상수씨는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고, 솔로 음반을 두 장 내며 가수 활동을 이어갔다. 상진씨는 레스토랑을 열었다가 문을 닫았고, 한 골프 회사 홍보 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러다 2005년, ‘이제 안 하면 너무 늦어지겠다’ 싶어 재결성하게 됐다. 형제 가수 듀엣의 대명사인 이들이 돌아올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20년지기 팬들이 있었다. 17년 동안 음반이 나오지 않아도 항상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팬들의 존재가 재결성에 결정적인 힘을 주었다. 한번 엠티를 가면 200여명이 우르르 몰려가 32㎏짜리 쇠고기 등심을 통째로 구워 나눠먹는 “친구 같고 가족 같은” 팬들이다. 새음반을 처음 녹음하던 날, 상진씨는 저절로 눈물이 났다고 한다. 다시 노래한다고 생각하니 감정이 북받쳐서였다. 철없던 스무살, 먼저 음악에 빠진 상수씨가 기타 하나 달랑 메고 가출해 서울 종로 다방에서 노래하고 있으면, 상진씨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가 형을 끌고 집으로 데려가곤 했다. 그러다 함께 군악대에 들어가 텔레비전 위문공연에 출연한 걸 계기로 둘은 가수로 한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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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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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가 일반 형제와는 또 다르잖아요. 전생에 몇억겁의 인연이 있었던 듯해요. 그 많은 세월 지난 뒤에, 너희 또 한번 뜻 맞춰봐라 하며 조물주가 세상에 쌍둥이로 내보낸 것 같아요.”(안상수) 4월에 나오는 새 음반은 어떤 느낌일까? “서정적인 자연의 노래 그대로를 새음반에 담을 겁니다. 나이 들어 다시 나타났지만 예전처럼 동네 이웃집 오빠나 동생 보는 기분으로 변함없이 맞아줬으면 좋겠어요.” 이날 무대에서 수와진은 새음반 머릿곡 <사랑해야 해>를 눈을 맞추며 열창했다. “미안해 그런 맘은 아니었는데/사는 게 내 뜻대로 되질 않았어/혼자서 말없이 울던 그날들은/니가 그토록 그립고 보고싶어서….” 글·사진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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