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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17 17:38 수정 : 2007.06.14 18:23

최민식이 출연한 의 한 장면. 사진제공 뮤지컬해븐

[현장] <필로우맨> 연습실에서 만나본 연출가 박근형과 배우 최민식씨

16일 오후 3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지하 연습실은 연기파 배우들의 구슬땀과 열기로 후끈했다. 제작진은 이날 자신이 쓴 소설과 흡사한 수법의 어린이 살해사건 용의자로 붙들려온 카투리안이 경찰에게 취조를 당하는 장면을 포함해 1, 2막 네 장면을 선보였다. 40여분간의 연습실 공개 뒤 연출자와 배우들을 인터뷰하면서 뒷얘기도 들어봤다.

<필로우맨>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꽃이 피고 날도 좋고 해서 다 같이 나들이도 다녀오곤 하는데…. 사실 제가 이렇게 좋은 극장에서 공연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시선을 받지도 못했고. 그래서 중압감도 있고 하는데…. 뭐, 연습실에 오면 원래 하던 대로 해요.”(박근형)


연극의 매력을 설명해 주세요?

“연기생활을 하다보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한번 가다듬어야 할 필요를 느낄 때가 있죠. 그때 자신을 추스리고,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 이것을 정확하게 느낄 수 있는 작업은 관객들과 직접 무대에서 라이브로 만나는 것이죠.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연극이 가장 짜릿하죠.”

“요즘 매체 구분이 의미가 있을까요? 항간에는 상업적 의도가 있지 않냐고도 하는데, 그건 기우라고 생각해요. 설령 상업적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관객들이 연극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것 또한 좋은 것 아닐까요? 관객이나 제작자 입장에서 봤을 때 흥행 면에서도요. 양질의 작품을 만든다는 전제 하에 결과적으로 모든 면에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요?”(최민식)

[인터뷰] 연극판 돌아온 최민식 “상업적 의도요?”

연기를 오랫동안 쉬셨는데, 영화 쪽에서 나쁜 일도 좀 있으셨고. 연극을 선택할 때 남다른 느낌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저는 공백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일을 안 하고 있었던 거죠. 사실 일을 안 하고 있을 때가 더 중요하거든요. 무언가를 표현할 때도 중요하지만, 표현하고 소통하려고 무엇을 준비하느냐. 그래서 전 공백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로우맨>을 왜 선택했느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이 작품이 제 눈에 가장 크게 들어왔어요. 관객들 반응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연극이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나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히 알게 해주니까. 그리고 이 멤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동경이 있었고요.”(최민식)

배우들 간의 호흡은 어때요?

연극 에 출연한 최민식. 사진제공 뮤지컬해븐
“호흡은… 뭐… 어떤가…?”(최민식)
“뭐, 잘 맞죠. 우리야…. 하하하”(이대연)

“이렇게 연극계에서 내로라 하는 초월의 경지에 이르신 분들과, 박근형 연출님. 동양화에 나오는 도사 같은… ㅋㅋㅋ 저만 보더라도 이런 편한 분위기를 오랜만에 접하는 것이고. 저희 호흡이야 뭐, 너무 좋습니다.”(최민식)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연습실 바닥에 먹을 것 깔아놓고 주워 먹고…. 막 그런 것? ㅋㅋㅋ”(최민식)

<필로우맨>의 매력은?

“저는 뭐 상세히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관객들이 느끼는 것을 가지고 오시면 좋겠어요. 관객들 각자가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니, 그것을 갖고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보는 게 좋겠어요. ‘이렇게 봐주십시오’라고 말하면서 그 재미를 뺏고 싶지 않아요.”(최민식)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필로우맨>은 방금 보신 것처럼 어떤 작가와 작가의 형을 둘러싼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박근형 연출)

“카투리안은 불행한 유아시절을 보내고 정상적이지 못한 형과 지내면서 오로지 방에서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글 쓰는 것을 즐기고, 그것이 전부가 된 비운의 작가입니다. 사회적으로 길들지 않아 너무나 자의식이 강하고, 자기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인물이죠.”(최민식)

“에리얼은 어렸을 때 부모의 폭력 때문에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이들한테 손을 대고 어른들에게 잔인하게 구는, 스스로 아이들의 수호자라고 생각하는 폭력적인 형사입니다. 마지막에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그런 인물이죠.”(이대연)

“마이클은 어려서 부모의 학대로 인한 정신장애를 겪죠. 동생이 쓴 이야기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캐릭터입니다.”(윤제문)

“투폴스키는 굉장히 이중적인 인물이죠.”(최정우)

전작인 <경숙이, 경숙 아버지>에서는 조재현씨를, 이번에는 최민식씨를 섭외했는데, 어떻게 배우들을 섭외하시나요?

“작품을 할 때 어떤 배우랑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공교롭게 조재현씨와 최민식씨와 하게 되었네요. 전부터 알고 있었고, 같이 작업해보자고 이야기를 했었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연기 잘하는 분과 작업하고 싶어요. 최민식씨는 20년 전 <실비도>인가 하는 연극 보면서, 정말 저 사람 누군가 감탄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못하셔요. 하하하하. 그때는 날아다니셨는데.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연기 잘하는 분들이랑 작업해서요.”(박근형)

“저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박근형 연출은 지금도 보면 어눌한 말투에 상대를 참 편하게 해줘요. 박찬욱 감독이랑 일할 때도 저런 사람을 두고 유능하다고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이번에 박근형 연출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지적을 할 때는 몹시 예리하면서도, 배우를 항상 배려하고…. 이번 작업은 정말 함께 하는 사람들 때문에 흥행 여부를 떠나 깊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최민식)

[필로우맨 맛보기] 소름 끼치는 환상, 그리고 핏빛동화

<한겨레> 문화부문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뮤지컬해븐 제공. 동영상 촬영·편집 온라인뉴스팀 이규호.

연극 필로우맨은?

최민식씨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연극 <필로우맨> 연습실이 5월1일 첫 공연을 앞두고 지난 16일 공개됐다. <필로우맨>은 영국 출신 세계적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작품으로 2003년 초연했다. 그동안 영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주먹이 운다>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최씨는 7년 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에서 천재소설가 카투리안 역을 맡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진중하고 무거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숙이, 경숙 아버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고, 윤제문(마이클 역), 이대연(에리얼 형사 역), 최정우(투폴스키 형사반장 역)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5월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평일 8시, 주말 3시·7시. 3만~4만5천원.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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