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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9 18:09 수정 : 2007.05.09 18:09

1950년 4월30일 국립극단의 전신 신협의 〈원술랑〉 초연 모습. / <원술랑>을 본 남자 관객이 공주 역의 스물여섯살 여배우 백성희에게 보낸 팬레터./ 국립극단이 서울시 공관에 둥지를 튼 명동 시공관 시대(1953.2~1957.5)의 국립극장 모습.

10일부터 국립극장 자료 전시회

한국전쟁을 두달쯤 앞둔 1950년 4월30일 국립극단의 전신인 신협이 서울 중구 옛 부민관 무대에 유치진 작·허석 연출의 연극 〈원술랑〉을 올렸다. 일주일 공연 기간에 5만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었는데 당시 서울 인구를 40만명으로 계산했을 때 오늘날 1천만 영화 관객과 맞먹는 놀라운 흥행 기록이다.

국립극단의 첫 공연인 〈원술랑〉을 보고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한 한 남성 관객이 극중 원술랑(김동원 역)의 약혼녀인 비운의 공주 역을 맡은 백성희에게 엽서를 보냈다.

“사랑하는 이를 눈물로 보내는 예쁜 공주! 화랑 원술랑을 사모했든 것이 잘못일까? 아니 그를 사랑하는 것보다 그가 백년을 언약해놓은 또 한 송이 예쁜 꽃이 있었음을 몰랐든 것이 공주의 한이로다.”

당시 스물여섯이었던 여배우는 여든세살이 된 지금까지 그 팬레터를 57년간 고이 간직하고 있다.

한국 연극사의 산증인 국립극단의 57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극장(극장장 신선희)은 10일부터 7월1일까지 두달 가량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로비에서 국립극단의 57년간 쌓인 기록과 자료 10여종 1천여점을 한자리에 모아 특별기획 ‘국립극단 57년’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는 1908년 원각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신극(소설극)’인 이인직의 〈은세계〉 공연에서 비롯된 한국 연극 100주년을 한해 앞두고 마련됐다. 전시회는 1950년 4월 전속배우를 두지 않고 산하극단 ‘신협’과 ‘극협’으로 출발한 시절부터 시작된다. 이어 부민관 시대(1950.4~1950.6.25전쟁)→대구 문화극장 시대(1953~1957.5)→명동 시공관 시대(1957.6.환도 후~1959)→명동 국립극장 시대(1962~1973)→장충동 국립극장 시대(1973~현재)로, 국내 최장수 극단의 연대기가 펼쳐진다.

특히 1950년 4월30일 국립극단 창단과 함께 부민관에 오른 〈원술랑〉의 공연 사진과 당시 원술랑·진달래·공주 등 주인공의 의상을 옛 자료를 통해 그대로 복원한 진귀한 공연자료들이 선보인다. 또한 57년이라는 세월 동안 국립극단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인물 가운데 작고했지만 길이 기억될 예술가들의 유품들도 한자리에 모아 전시된다. 제1대 국립극장장 유치진(1905~1974, 극작가)의 안경과 만년필·육필원고, 이해랑(1916~1989, 배우·연출가)의 옛 사진과 노트, 김동원(1916~2006, 배우)의 유명한 〈햄릿〉 사진과 무대의상, 차범석(1924~2006, 극작가)의 육필원고 및 자료, 허규(1934~2000, 연출가·전 국립극장장)의 소리북 등 진귀한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정상영 기자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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