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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28 01:46 수정 : 2007.05.28 09:23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한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26일치 보도.

뉴욕타임스 “고통받은 온순한 영혼 연기 압권”

사진 오계옥 <씨네21>기자 klara@hani.co.kr
<밀양>까지 영화 열 편을 찍은 전도연(35)은 한국에선 연기력으로 손꼽히는 여배우지만 해외에선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다. 그가 3대 국제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밟아본 건 올해 칸 국제영화제가 처음이다. 이 ‘낯선 배우’에게 외국 언론들은 거의 한목소리로 호평을 쏟아내며 칸 영화제의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손꼽았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6일 “고통 받은 온순한 영혼을 표현해 낸 전도연의 연기가 압권”이라고 평가했다. <밀양>에 대해서는 “캐릭터가 뚜렷하지 않고 소설 같다”고 악평한 미국의 영화전문잡지 <버라이어티>조차도 “쌓였던 슬픔과 분노를 뿜어내고 다시 태어났다고 느끼는 전도연의 연기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도연과 함께 김기덕 감독의 <숨>에서 주연을 맡은 지아, <알렉산드라>의 갈리나 비시네프스카야, <수출 수입>의 예카테리나 라크 등을 여주주연상 후보로 점찍었다. 전도연은 “어디에서 연기의 영감을 얻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들 또한 내 연기가 이해되지 않을 감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평론가들은 전도연을 “한국 여배우 가운데 가장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꼽는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한국에서는 여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이 남성 배우들보다 한정된 탓에 주목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전도연은 기존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배역의 내면에 깊이 파고들어 계속 발전해온 배우”라고 말했다.

그는 1992년 한 광고에 출연해 데뷔한 뒤 텔레비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젊은이의 양지> 등으로 인기를 모아갔다. 97년 그가 장윤현 감독의 <접속>에서 배우 한석규의 상대역으로 뽑혔을 때만 해도 영화계에선 모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전도연은 친구의 애인을 사랑한 수현의 외로움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그런 불안을 씻어냈다. 이 영화가 관객 70만명, 이듬해 <약속>도 당시로는 ‘대박’인 80만명을 모았다. 그후에 그는 한 해 한 편꼴로 영화를 찍었는데 일정 수준 이상 작품성을 유지하는 작품들만 골라내는 감식안을 보여줬다.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1999)에서 그는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바람을 피우는 아내의 복잡한 심리를 빼어나게 표현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뛰어올랐다.

전도연은 칸에 가기 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좋다 싫다로 나눈다”며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보다 그 인물이 되고 싶은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3대 영화제에서 한국 여배우가 주연상을 수상한 사례는 강수연이 1987년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받은 것이 유일하다. 이밖에 문소리가 <오아시스>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신인상을, <바람난 가족>으로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칸/문석 <씨네21> 기자,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오계옥 <씨네21>기자 klara@hani.co.kr


밀양은 어떤 영화?

<밀양>은 이청준의 단편소설 <벌레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신애(전도연)는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이사 온다. 오지랖 넓은 카센터 주인 종찬(송강호)이 그의 주위를 맴돈다. 어느날 신애의 아들이 유괴된 뒤 살해당한다. 절망의 끝까지 떨어진 신애는 종교에 의지하며 극복하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어떤 힘으로 사람은 절망을 견뎌내고 삶을 이어 가는지 <밀양>은 끈질기게 묻는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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