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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디바’ 정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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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꽃밭에서’ 뒤 첫 독집 준비
이영훈·윤상 등 실력파 작곡가 참여
“나이 들수록 목소리 더 좋아져요”
1970년, 도쿄국제가요제. <댄싱 퀸>으로 유명했던 스웨덴 최고 그룹 아바도 참가한다. 그러나 상은 받지 못하고 돌아간다. 한국의 정훈희. 아바도 빈손이었던 이 가요제에서 가수상을 받았다. 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정훈희(57)는 ‘국가대표’ 가수였다. 도쿄가요제는 물론, 72년에는 그리스가요제, 75년에는 칠레국제가요제 등에 도맡아 나갔고, 매번 상을 타왔다.
그 정훈희가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그가 데뷔한 1967년은 대중음악계에서는 뜻깊은 해다. 핑크 플로이드 그리고 도어스와 지미 헨드릭스,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데뷔한 해다. 바로 그해 우리나라에선 ‘디바’ 정훈희가 나왔다. 전성기 정훈희는 가수들 사이에서도 노래 잘하는 가수로 꼽히며 활발하게 가요계를 누볐다. 그러나 이후 가수 인생 후반 20년 동안은 그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으로 이주하기도 했고, 부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았다. 지난해가 되어서야 남진, 최백호 등과 열심히 가수협회 활동을 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 그가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다. 78년 <꽃밭에서> 이후 처음으로 독집 음반을 준비중이다.
열심히 음반을 준비하고 있는 정훈희는 바쁘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협회활동과 음반 작업을 동시에 하려니까 살찔 겨를이 없어요. 한때 네 끼씩 먹어 53㎏까지 늘렸는데, 지금은 50~51㎏ 수준이에요. 다시 네 끼를 먹어야겠어요.” 활짝 웃는 얼굴은 40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긴 파마머리, 큰 눈, 갸냘픈 몸매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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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디바’ 정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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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작곡가들의 노래가 정훈희의 목소리를 만나 어떠한 상승효과를 일으킬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직 녹음은 들어가지 않았는데 앞서 이영훈의 음반 <옛사랑>에 들어간 ‘사랑이 지나가면’을 30분만에 녹음한 것을 보면 곡만 모아지면 녹음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듯하다. 음반은 그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계절, 가을에 나온다. “예전엔 노래 중간에 끊어 녹음하는게 어딨어요? 그냥 한곡 좍 부르고 끝냈지. 난 지금도 2~3시간 노래해도 목이 가거나 하지 않아요. 그런데 요즘가수들은 목소리를 갈고 닦기보다는 오락프로그램 출연하기 바쁘잖아요. 음반요? 많이 팔리지 않겠죠. 크게 기대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제 음악을 사랑하고 기억해줬던 분들에겐 감회가 새로울 겁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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