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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종희씨 ⓒ 한겨레 블로그 sxegx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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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첫 개인전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 그거네? 나무를 쎄멩공그리 친 뒤 톱으로 썰어낸 그거다! 길게 네 번 접은 팜플렛에서 얼핏 본, 청바지에 손을 찌른 채 콘크리트 기둥 뒤에 2/3쯤 몸을 드러내고 서있던 퉁퉁한 소년이 데스크 뒤에 앉아있다. 조각가 이종희씨. 알고보니 소년이 아니라 서른 아홉 살이다. 맨몸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벅찬 요즈음, 무지막지하게 무거운 공그리 덩어리를 져올린 그를 보고 우선 탄복했다. 갤러리도 무심하지, 저렇게 무거운 오브제로 3층에서 전시회를 열라고 하다니. 나 같으면 에이 스벌 안해, 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젊은 편이어서 힘이 셌고, 젊은 편이어서 힘이 없었다. 그래서 군말없이 3층까지 끄잡아 올렸다. 그의 작품인 무지막지한 무게를 가진 공그리덩이들은 무척 가벼워보인다. 팬시용품처럼 무척 예쁘기 때문이다. 나 참 공그리덩이를 팬시용품이라니. 커다란 거푸집에 메타세퀘이어 나무를 통째로 넣고, 그 위에 시멘트와 석고를 개어 부은 뒤 굳히면 4톤 이상 나간다고 한다. 그것을 트럭 또는 크레인을 동원해 거대한 절단기에 올려놓고 썰었다. 여간한 힘으로는 하기 힘든 작업. 그래서일 거다. 이종희씨한테서 타고난 체력에 완강한 어깨의 힘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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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종희 개인전 ⓒ 한겨레 블로그 sxegx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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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종희 개인전 ⓒ 한겨레 블로그 sxegx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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