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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미나 부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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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오르프 대작, 12년만에 전막공연 오늘부터
“이제까지 발표한 내 작품들은 다 폐기처분해도 좋다. 내 음악은 이것으로 시작이다.”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작곡가 카를 오르프(1895~1982)가 1936년 독자적 작곡양식에 심혈을 기울인 총체극 〈까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를 완성한 뒤 한 말이다. 텔레비전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오 행운의 여신이여’의 웅장한 선율로 귀에 익은 카를 오르프의 대작 〈까르미나 부라나〉가 3~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극과 발레, 합창, 오케스트라 음악이 조화를 이뤄 총체극이라 불리는 〈까르미나 부라나〉는 오프를 세계적인 작곡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1994년 국립합창단과 국립발레단이 초연해 그해 평론가들이 꼽은 발레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이듬해에도 국립발레단과 국립합창단이 정기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려 만원사례를 이루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발레단이 함께 공연하는 대작이다 보니 그동안 갈라 프로그램으로 연주되었는데, 전막 공연으로는 12년 만이다. 〈까르미나 부라나〉는 1803년 독일 뮌헨의 한 수도원에서 발견된 ‘보이렌의 시가집’이란 뜻의 라틴어로, 중세 유럽의 학생들과 수도승이 부른 풍자시와 연애시, 극시 등을 기록한 것이다. 원전 악보는 해독이 불가능한 상태로, 같은 이름으로 오르프가 새로 창작한 작품이다. 막이 오르면 가수들이 중세 수사복을 입고 웅장한 혼성 합창으로 ‘새봄’ ‘선술집에서’ ‘사랑의 정원’ 등을 부르기 시작한다. 무대 위에는 인간의 돌고 도는 삶, 지구, 운명을 쥔 여신의 손을 상징하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오른다. 이 극을 상징하는 장치인 수레바퀴는 캐나다 르그랑 발레단이 한국 공연을 위해 공수해온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타악기를 대규모로 편성한 오케스트라 연주, 강렬한 합창 못잖게 페르난드 놀트가 안무한 발레가 관심을 모은다. 놀트의 발레는 르네상스풍의 사랑스런 여성의 이미지와 힘차고 역동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뚜렷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듣는다.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모스틀리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여하고 소프라노 이지영, 테너 강민용, 바리톤 홍성진이 성악 솔로이스트로 나선다. www.artgy.or.kr, 1577-7766.정상영 기자,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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