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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10 18:58 수정 : 2007.08.10 19:55

윈디시티

여름이 여름 같지 않다고? 잦은 비에 여름 기분 제대로 내기가 쉽지 않은 해다. 하지만 여름이 다 가기 전 확실하게 여름 기분을 낼 방법은 있다. 여름 음악, ‘레게’다. 더운 나라 자메이카 음악인 만큼 여름철에 제격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가요계 레게 뮤지션들이 때마침 최근 들어 부쩍 도드라지고 있다.

쿤타앤뉴올리언스 ‘내비게이션’
“열대바다·태양 식히는 바람 같은 음색”

현재 가요계에서 대표적인 레게 그룹으로 꼽히는 ‘윈디시티’와 ‘쿤타앤뉴올리언스’는 최근 나란히 두 번째 정규음반을 냈다. 김반장(32·보컬 및 드럼), 김태국(39·베이스), 윤갑열(31·기타), 정상권(23·퍼커션), 조명진(27·키보드)으로 구성된 윈디시티는 솔칼립소 색채가 짙었던 데뷔 음반과 달리 2집 〈컨트리맨스 바이브레이션〉에서 더욱 레게 색깔이 짙어졌다. 콘셉트를 물었다. “촌사람이요.” 글로벌 경쟁 시대에…? “경쟁과 최고되기, 소비 풍토가 미덕이라고 해도 그래도 행복은 소박함과 자유에 있다고 봤어요. 음악 역시 자연스러움에 충실하려고 했고요. 레게의 정체성이란 게 흙과 자연으로부터 나온 촌스러움에 있잖아요.”(김반장)

음악은 그래서 가볍다. 밴드 특유의 물방울 소리나 우주적인 느낌의 ‘덥’(레게 음악의 한 갈래로 일부 악기의 음을 의도적으로 넣었다 뺐다 하며 실험적으로 재창조하는 것)에 충실했지만, ‘컨트리맨’ ‘실키 실키 러브송’ ‘카니발’ 등 모든 곡들을 들으면 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춤이라도 춰야 할 정도로 흥겹고 경쾌하다. 반전 메시지가 담겨 자칫 무겁게 와닿을 수 있는 ‘우리시대’도 흥겹긴 마찬가지다.

25살 동갑내기인 쿤타(안태현·보컬)와 뉴올리언스(최성범·프로듀서 및 엠시)로 구성된 쿤타앤뉴올리언스의 음반은 작정하고 휴가와 피서철을 겨냥했다. 음반 제목도 그래서 〈내비게이션〉이고, 재킷사진도 바다가 배경이다. “여행할 때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앨범을 지참해 기분 좋게 들어달라는 바람과 내비게이션처럼 음악의 방향성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뜻에서 지었어요. 그냥 편안하고 행복하게 들어주세요.”(뉴올리언스)

〈내비게이션〉은 힙합·하우스·재즈·팝록·솔 등 다양한 장르를 한데 모았지만 바탕엔 레게가 흐른다. 쿤타의 목소리는 파도나 바람만큼 시원하다. 타이틀곡 ‘태양’을 비롯 모든 곡들이 강렬한 태양 볕과 파란 바다를 연상시킨다. ‘뮤직’에선 쿤타앤뉴올리언스가 추구하는 혼합 내공이 엿보인다. 비트는 힙합, 보컬은 레게, 브리지의 기타는 록, 후렴은 일렉트로니카인데 따로 놀지 않고 잘 비벼졌다.

윈디시티 ‘컨트리맨스 바이브레이션’
“흙에서 온 레게의 소박하고 자연스런 맛”

그래도 왠지 레게는 낯설다고 느끼신다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이어서 부담스럽다면? 레게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음악이다. 이미 십 몇 년 전부터 우리가 흥얼거렸던 음악인데, 다만 그게 레게란 점을 몰랐을 뿐이다. 김건모의 〈핑계〉를 떠올려보자.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로 시작되는 리듬을 한번 흥얼거려보시길. 자세히 보면 박자가 ‘쿵짝’이 아닌 ‘짝쿵’이어서, 왠지 모르게 시원하고 후련한 느낌이 든다. 레게 리듬이다. 룰라의 〈100일째 만남〉,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 마로니에 〈칵테일 사랑〉, 임종환 〈그냥 걸었어〉 같은 노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냥, 대책 없이 즐기면, 그게 레게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마스터플랜·파운데이션 제공

윈디시티카니발 미리듣기

쿤타앤뉴올리태양 미리듣기

해변에서 꼭 듣자!…윈디시티·쿤타앤뉴올리언스 추천 레게 음반

듣기만 해도 모래사장에서 방방 뛰고 싶고, 모래사장에서 방방 뛰면서 들으면 더욱 좋은 음악이 레게다. 쿤타앤뉴올리언스와 윈디시티가 추천하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레게 음반들을 소개한다.

스토니 스컹크 2집 ‘레게 머핀’
스토니 스컹크 2집 ‘레게 머핀’

한국 가수 최초로 5일 현재 미국 빌보드차트 ‘핫 아르앤비·힙합 싱글즈 세일즈’ 5위에 오른 스토니 스컹크의 멤버 스컬(28·조성진)의 〈붐디 붐디〉 원곡이 수록된 음반. 가볍게 춤을 출 수 있는 레게 장르인 ‘댄스홀’부터 밥 말리의 음악 같은 원조 레게 느낌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노래들이 들었다. 쿤타앤뉴올리언스의 뉴올리언스 추천. “국내 레게 음반 가운데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음반이 없고요, 다소 어려운 듯한 정통 레게를 한국식으로 쉽게 풀어냈어요.”


와이클리프 장 ‘프리처스 선’
와이클리프 장 ‘프리처스 선’

푸지스 리더인 와이클리프 장이 2003년에 낸 음반. 발매 당시 모니카, 산타나, 패티 라벨 등 아르앤비와 라틴을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힙합과 월드뮤직의 경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었다. 쿤타앤뉴올리언스의 쿤타 추천. “레게뿐 아니라 솔과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들어가 있는데, 너무 완벽해 구입한 뒤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대중성과 실험성, 그리고 음악성까지 완벽하게 무게중심에서 만난 명반이라고 봐요.”


버닝 스피어 ‘마커스 가비’
버닝 스피어 ‘마커스 가비’

그래미상을 수상한 70년대의 전설적인 레게 뮤지션 버닝 스피어(윈스턴 로드니)가 자메이카 출신 흑인 지도자 마커스 가비를 추모하며 낸 음반. 한국에서 발매되지 않아 온라인에서 듣거나, 외국 사이트에서 주문해야 한다. 평소 마커스 가비를 존경했던 버닝 스피어는 마커스 가비의 “아프리카로 돌아가자”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 윈디시티의 김반장 추천. “레게의 역사와 인종주의 비판 등 레게 정신, 덥을 비롯 다양한 레게 사운드 패턴들이 녹아있는 음반이고, 저희 윈디시티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음반이에요.”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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