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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콩쿠르 우승곡 국내 첫선 피아니스트 김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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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콩쿠르 우승곡 국내 첫선 피아니스트 김선욱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과 협연“1년전 그때와 또다른 느낌으로
나만의 연주색깔 찾아가는 중” “김선욱은 우승했고 그럴 만했다. 이 젊은 연주자는 브람스 특유의 프레이즈와 하모니를 표현하며 성숙한 연주를 보여주었다.”-〈더 타임스〉 “18살 김선욱은 단연 돋보였다. 그는 자신이 고른 브람스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를 미래의 주역으로 점찍기에 충분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이 나라에 태어나 그 나이에 피아니스트로서 김선욱만큼 성과를 이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명훈. 지난해 9월 김선욱은 열여덟살의 나이로 세계적인 권위의 제15회 리즈 콩쿠르에서 세계 최연소이자 동양인으로 첫 일등을 차지했다. 그 뒤 잇따른 독주회에다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최고 신예 스타가 된 김선욱(한국예술종합학교 4년)씨가 이번에 뜻깊은 연주회를 연다.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을 안겨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작품15〉를 국내 음악팬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다. 이번 연주회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씨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오는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21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2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협연으로 꾸민다. 세차례 연주회에서 모두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작품15〉를 연주하며 당시의 감동을 팬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그는 당시 연주하기 까다롭고 난해해서 아무도 택하지 않았던 이 곡을 들고 나와 나이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14일 저녁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실에서 김선욱씨를 만났다. 지난 7일 폴란드 디주니키에서 열린 쇼팽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한 뒤 전날 밤에 돌아와 피곤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그는 “연주를 많이 하다 보니까 할 때마다 단점이 보인다”며 “항상 전보다 좀더 나은 연주를 하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내가 진심으로 연주해야 청중들에게도 전달이 훨씬 잘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와 지금 사이에는 많은 시간이 지났어요. 지금은 콩쿠르라는 목표가 없어졌지만 콩쿠르를 준비하는 것만큼 연주를 위해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또 연주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여러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성격이나 매너를 포함해 연주자로서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연륜이 들고 그런 것을 차츰 이해한다면 진짜 음악가가 되는 거죠.” 콩쿠르 때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택했던 까닭, 1년 만에 한국 청중들에게 같은 곡을 선보이는 그의 감회가 궁금했다. “워낙 독일 계통 작곡가를 좋아했기 때문에 브람스 작품을 선택했어요. 브람스 1번은 그가 젊은 나이에 썼고, 질풍노도 시기에 작곡한 곡이어서 굉장히 열정적입니다. 또 2악장 같은 경우는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부분들이 많고, 그래서 치면 칠수록 멋진 곡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는 “리즈 콩쿠르 당시를 자꾸 기억을 하지만 그 때보다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며 “연주할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즈 콩쿠르 선배(1975년 4위)이기도 한 지휘자 정명훈과는 지난 5월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 내한 공연 이후 두번째로 만났다. 그는 “정명훈 선생님은 자신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일 뿐 아니라 또 브람스 작품에 대해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편하다”고 연습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클래식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보니 그는 올해 내내 거의 쉴 틈 없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주회를 계속하고 있다. 이달 말에도 독일 본에서 열리는 베토벤페스티벌에서 독주회를 하고, 9월에는 대전시립교향악단, 영국 비비시 웨일스국립오케스트라와, 10월에는 이반 피셔가 지휘하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11월에는 런던필하모닉 등과 협연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년 사이 그는 또 얼마나 성장했을까. “어릴 때는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를 동경했는데 이제는 좀더 한 차원 높은 단계를 지향해야 할 것 같아요. 제 자신을 삼자 처지에서 보면서 저만의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 제 색깔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콩쿠르 끝난 지 1년이 지났는데 국내 청중들께서 계속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면 훨씬 더 힘을 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연 문의 (02)3700-6300.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노혜민 인턴기자(한동대 국제어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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