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 벨르’ 한국 초연한 마이요 몬테카를로 발레단 예술감독
|
‘라 벨르’ 한국 초연한 마이요 몬테카를로 발레단 예술감독
고전 ‘잠자는 숲속의 미녀’ 재해석원작 속의 무거운 소재 이끌어내
한국관객 춤을 즐길 줄 알아 좋다 두해 전 성남아트센터 개관 기념무대에서 발레 〈신데렐라〉 전막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모나코 왕립 몬테카를로 발레단과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47)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마이요와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12~1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고전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파격적인 현대발레로 재해석한 〈라 벨르〉를 공연했다. 이 작품은 2001년 ‘니진스키 어워드’ 최고 안무상을 받았다. 마이요 감독을 대전 공연이 끝난 직후 만났다. “한국 관객들이 우리의 춤이 좀 낯설었는지 처음에는 약간 어리둥절하는 듯했으나 곧 열린 마음으로 공연을 받아들여 주었으며 마지막에는 정말로 춤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내한공연에서도 느낀 바지만 한국 관객들은 춤을 즐길 줄 아는 분들이어서 좋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모나코의 카롤린 공주가 후원하는 세계 정상급 현대발레단으로 1909년 디아길레프가 창단한 ‘발레뤼스’를 모태로 한다. 1993년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마이요는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등 고전발레를 비틀어 환상을 깨면서도 현대와 낭만 발레의 진수를 펼쳐보이며 ‘고전은 진화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세계적인 안무가이다. 그는 ‘우아한 패러독스’로 일컬어지는 자신의 독특한 안무에 대해 “고전발레는 단순히 사람들의 예쁜 춤과 쉽고 아름다운 세계를 그리는 것으로 끝나지만 나는 한단계 더 들어가서 인간의 본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름다운 춤이 아니라 그 춤을 통해서 보여지는 복잡하고 여러가지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와 인간에 대한 해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 벨르〉가 기존의 고전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다른 것은 “지금까지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샤를 페로의 원작동화를 전부 보여주지 않고 발레가 원하는 부분만 발췌해 보여주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샤를 페로 원작은 가볍고 쉬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무거운 이야기이고 강력한 드라마를 숨겨놓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의 고갱이를 묻자 그는 공주가 높이 3미터가 되는 거대한 풍선에 싸여서 등장하는 것을 꼽으며, “그 장면이 아주 아름답지만 매우 강력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들마다 각기 다른 강력한 인상을 받기를 희망했다. 또한 그는 “〈라 벨르〉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며 발레에서 사랑이란 테마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17~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함께 내한한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라 벨르〉를 공연한다. (031)783-80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