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2.20 20:39 수정 : 2007.12.20 20:39

왼쪽부터 ‘겨울 해바라기’의 연출가 이상직씨와 배우 한윤춘, 노석채, 권복순, 이은정, 서상원씨, ‘테오에게 보내는…’의 연출가이자 배우 김종구씨.

국립극단 ‘스튜디오 배우열전’

작품 선정·연출·출연까지 맡아
30~50대 중견배우들 관록 과시
‘겨울…’ ‘테오에게…’ 국내 초연

연기로만 승부하는 배우들이, 그것도 한꺼번에 연출자로 나서는 특별한 시도를 감행한다. 국립극단의 간판 중견 배우들이 만드는 시리즈 연극 ‘스튜디오 배우열전’이다.

27일부터 두 달 동안 펼쳐지는 ‘스튜디오 배우열전’ 시리즈는 무대 위에만 섰던 배우들이 무대 뒤로 들어가 ‘자신만의 공연’을 만드는 독특한 기획행사다. 연기와 연출의 차이를 배우들이 직접 경험하는 동시에 관객들은 연기자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연출 감각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 시도가 파격적인만큼 작품들도 그동안 국내에 선보이지 않았던 초연작으로 골랐다. 재일동포 극작가 정의신씨의 <겨울 해바라기>(27~1월6일)과 프랑스 희곡 <테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1월11~20일) 두 작품이다. 작가 정의신(50)씨는 재일동포극단 ‘신주쿠 료잔파쿠(양산박)’ 소속 배우로도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인어전설> 등의 작품이 국내에 여러차례 소개된 바 있다.

<겨울 해바라기>를 연출하는 배우는 국립극단의 간판인 이상직(41)씨. 최상설, 권복순, 서상원, 노석채, 한윤춘, 이은정씨 등이 출연한다. 일본의 어느 한적한 어촌에서 민박집 ‘갈매기’를 근근히 꾸려나가고 있는 심약한 청년 히토시, 그의 동거남인 신인배우 미즈키, 동성애자 친구인 쓰유코, 히토시의 어머니 아야메, 아야메와 내연관계인 포르노 소설작가 구니야스, 미즈키의 스토커였던 기리코 등 현대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군상들의 갈등을 따뜻한 시각으로 그리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씨는 “배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마음을 여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연출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면서 “작은 무대인 별오름 극장에서 관객들과 숨소리를 나누면서 국립극단 배우들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다른 한 편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스위스 출신 극작가 므땅 아르디티(62)가 쓴 1인극 희곡으로, 국립극단 배우 김종구(52)씨가 번역자 이현주씨와 공동 연출을 맡아 직접 출연한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하기 전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쓰면서 정신병원에서의 아픈 기억들, 자신의 자화상에 관한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왜 자신의 귀를 잘랐는지, 자신이 화가로서 얼마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적막감 속에 고독을 견뎌왔는지를 고백한 사연에 작가의 상상력을 보탰다. 2006년 4월 스위스 로잔에서 초연됐다.


김종구씨는 “1982년 국립극단에 입단한 뒤로 많은 연출가를 만났고 120편 이상의 작품을 하면서 배우를 보는 힘이 쌓였기 때문에 감히 연출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희곡 낭독을 해도 그림이 보일 만큼 작품이 뛰어나다”며 “화가 고호의 모습을 그리기 보다 고호라는 화가를 통해서 예술가들의 고뇌와 사회적인 외로움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 배우열전’을 기획한 국립극단 권혜미 기획위원은 “국립극단 소속 배우들은 자신들이 해보고 싶었지만 국립극단에서는 공연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갈망해 왔다”며 “배우들에게나 공연을 보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도이며 도전적인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이상 볼 수 있으며, 24살 미만 청소년과 국립극장 회원은 30%, 장애우 및 국가유공자는 50% 할인해준다. (02)2280-4115~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국립극단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