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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27 21:01 수정 : 2007.12.27 21:01

스물두 살인 1950년에 파리에 정착한 그는 5년 뒤 철저한 관찰자 시각으로 고향 뉴욕의 모습을 잡아냈다.

윌리엄 클라인 사진전

“사진 찍으면 죽여버릴 거야.” 험악한 표정으로 금세 방아쇠를 당길 듯이 작가의 카메라에 권총을 들이댄 이탈리아계 남자. 그리고 코앞 권총 너머로 시선을 둔 심상한 표정의 소년.

윌리엄 클라인이 찍은 <1955년 뉴욕>은 파리에서 출판됐다. 뉴욕출판사들은 어두운 거리, 남루한 입성, 권총을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아이들. 게다가 광각렌즈, 하이콘트라스트, 삐뚤어진 구성 등 금기로 가득한 옛 뉴요커의 사진집 출판을 거절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한테서 물려받은 라이카 카메라로 찍은 이 작품집은 나다르상을 받으면서 극단적 사진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전설’이 되었다.

20세기 현대 사진에 큰 영향력을 준 윌리엄 클라인(1928~ )의 사진전이 사진전문 갤러리 뤼미에르(02-517-2134)에서 2월17일까지 열린다. 2005년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린 회고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 가운데 80여점이 선보인다.

“사진 찍으면 죽여버릴 거야.” 험악한 표정으로 금세 방아쇠를 당길 듯이 작가의 카메라에 권총을 들이댄 이탈리아계 남자. 그리고 코앞 권총 너머로 시선을 둔 심상한 표정의 소년.
뉴욕 맨해튼 출신인 윌리엄 클라인은 프랑스에 가 페르낭드 레제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배웠고 바우하우스, 몬드리앙, 맥스빌의 영향을 받아 기하학적 추상양식을 공부하던 중 사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스물두 살인 1950년에 파리에 정착한 그는 5년 뒤 철저한 관찰자 시각으로 고향 뉴욕의 모습을 잡아냈다. 그는 ‘잘된 사진’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뜨렸다. 그의 작품은 초점이 흔들렸고 디테일을 생략한 흑백 콘트라스트로써 도시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런 작업은 로마(1956년) 모스크바(1959), 토쿄(1961), 파리로 이어졌다.

그는 또 1955년부터 65년까지 패션잡지인 <보그>와 일했다. 여기서도 그의 엉뚱함은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패션모델들을 거리로 끌어냈고 인공적으로 만든 세트에 세워 패션 사진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건널목의 오토바이, 다른 행인들 사이에 선 모델과 의상은 단연 돋보였다. 특히 거울을 이용한 이미지의 반복과 역전은 우아함과 더불어 그래픽적인 미학을 만들어냈다.

그의 사진작품은 카메라를 가지고 논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규칙도 금기도 제한도 없다. 영역 또한 그러하여 그는 사진작가 외 화가, 저술가, 영화제작자,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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