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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알루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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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윌락유>는 요즘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2년 웨스트엔드의 유서 깊은 도미니언 극장에서 개막한 이후 6년째 장기 공연하며 확실한 장수 뮤지컬로 자리굳혔다. 다음달 첫 한국 공연을 앞두고 9일 오후(현지 시각) <위윌록유>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벤 엘튼과 남녀 주인공 리카르도 알폰소(갈릴레오 역)과 사브리나 알루세(스카라무슈 역)를 만났다.
-퀸의 음악 중 뮤지컬에 사용할 음악을 선정한 기준은?
=(벤 엘튼) 퀸과 함께 스토리를 생각하고 음악을 생각했다. 록음악의 전설인 퀸에서 전설이란 모티브를 따야 한다고 생각해 전설을 주제로 잡았고, 내용에선 영국 사람들에게 제일 친근한 전설인 ‘아더왕과 엑스칼리버’를 가져왔다. 돌 속에서 아더가 엑스칼리버를 뽑는 것에서 착안해 전설의 퀸의 기타가 돌을 깨고 주인공 앞에 등장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퀸을 생각하면 프레디 머큐리(죽은 퀸의 리드보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공연을 통해 프레디 머큐리를 재현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였나?
=(리카르도 알폰소) 그대로 재현은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무엇보다 진실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사며 내 자신의 스타일로 구현했다.
-대사에 록밴드 음악과 가사가 많이 나오는데 평소에도 록 음악에 관심이 많았나.
=(벤 엘튼) 인생을 통틀어 함께한 음악은 단연 팝과 록이다. 16살 때 공부를 하기 위해 집을 떠나있었는데, 1975년 그 해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영국에서 9주간 1위를 차지했다. 성장기를 돌이켜 보면 퀸과 함께한 추억이 많고 그래서 인생에서 소중한 그룹일 수밖에 없다. 32년 뒤 퀸과 만나서 작업을 함께 하게 되었을 때 그건 정말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그 느낌은 말로 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공연의 매력은 무엇이며, 스카라무슈는 어떤 역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부리나 알루세) 연출자의 의도를 따랐을 뿐이다(웃음). 스카라무슈라는 캐릭터는 파워풀하고 강한 여성이다. 갈릴레오와 관계에서만 봐도 갈릴레오를 이끄는 여성주도적인 성격임을 알 수 있다.”
(벤 엘튼) <위윌록유>는 코미디다. 퀸은 코미디를 원했다. 퀸은 항상 재밌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는 그룹이다. <위윌록유>를 통해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혹은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친 관객들이 심각한 내용의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보고 즐겁게 돌아가길 원했다.
<위윌록유>는 매일 밤 다른 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그 작업들은 바이블 같은 것이어서 매번 똑같은 연기와 공연들이 무대에 올라간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공연은 늘 새롭다. 어느 팀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분명 또 다른 느낌의 공연이 될 것이다.”
-6년째 5년간 장기흥행할 수 있었던 성공요소는?
=(벤 엘튼) ‘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 각양각색이지만 그들의 삶에서는 모두가 챔피언들이라고 생각한다. <위윌락유>는 그들에게 모두가 챔피언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면서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에 다 같이 ‘위 아 더 챔피언스’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단순히 배우와 공연 참가자들뿐만이 아니라 관객들 또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왜 시대 배경이 미래인가?
=(벤 엘튼) 미래는 현실에 대한 반영이다. 정말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에스에프가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를 미래를 통해 하고 싶어서 설정하였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미래가 아닌 1948년 당시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오웰은 아니지만, <위윌록유>를 통해 300년 후의 일이 아닌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오늘의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
예를 들면 젊었을 때 팝 차트 1위를 선정할 때도 ‘누가 1위인가’를 이야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선정했다면, 지금은 누구나 동감할 수 없는 1위가 만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자본에 의해서 음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들이 만들어지고 조작 되는 것, 특히 작품이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제목이 왜 <위윌락유>인가?
=(벤 엘튼) 물론 퀸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록의 역사를 만들고 록 인물에 대해 존경을 뮤지컬을 통하여 표현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비즈니스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물로 퀸은 더 큰 비즈니스 그룹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뮤지컬은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항상 라이브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연 중 관객들의 예상치 못한 반응은?
=(리카르도 알폰소) 매일 매일이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사랑에 대한 표현도 공연날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매번 다르다.
(사브리나) 모든 것…?!(웃음)
-퀸의 노래를 다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된다. 어려웠던 혹은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사브리나) 익숙하지 않지는 않다. 연령과 상관없이 퀸 음악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리카르도 알폰소) 나는 1974년생이다. 1살 때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넘버원을 했다. 영화 <하일랜더>를 좋아해 영화 속 퀸의 음악을 즐겨들었다. 퀸 음악은 나에게 연령과 상관없는 음악이다.
(벤 엘튼)“위대한 음악은 시대를 뛰어 넘는다고 생각한다. 비틀스, 롤링 스톤스, 데이빗 보위 등 예전의 음악들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것은 그들의 시대와 함께 공유했다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록 음악의 절반 이상은 곧 역사라고 생각한다.”
-작품 속에서 좋아하는 곡은?
=(리카르도 알폰소) 마지막 장면의 세곡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참피언즈’, ‘보헤미안 랩소디’이다. 스카라무슈와 듀엣곡 ‘후 원스 리브 포에버’를 가장 감동적인 곡으로 뽑고 싶다. 가장 어려운 노래는 ‘언더 프레셔’인데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음에서 가장 높은 음까지 불러야 하기 때문에 가장 집중해야 하는 곡이다.”
(사브리나) ‘후 원스 리브 포에버’가 가장 좋고 그렇기 때문에 부르기가 힘들다.
-저항군의 멤버들 이름에 록 스타들의 이름을 붙였는데 이전 공연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어제 공연에는 빠졌다. 왜인가?
=(벤 엘튼) 어제 공연이 브리트니 스피얼스가 거론되지 않은 첫날이다. 처음 작품을 썼을 때는 힘세고 강한 남자를 상징하는 역할을 요정 같이 작은 그녀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우스웠지만 지금은 아니다.(웃음) (그녀는 더 이상 작은 요정 같은 이미지가 아니다라는 뜻) 그래서 어제는 새로운 시도 혹은 실험으로 리오나 루이스(현재 영국에서 인기 있는 여가수. ‘엑스팩트’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우승자)로 이야기했다. 물론 오늘 밤에도 바뀔 수 있다. 이런 면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위일락유>의 매력이다.”
-록은 저항음악이라고 한다면 왜 영국 국기가 등장하는가?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가?
=(사브리나) 그냥 캐릭터의 표현이다. 너무 좋다는 감정의 표현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공연에 참여하기 전 객석에서 다른 여배우가 같은 장면을 연기하는 것을 봤는데 못할 것 같았다. 그러나 무대에 섰더니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벤 엘튼) 매우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매일 밤 고민한다. 영국 국기가 그려진 속옷을 내보이는 것이 그냥 조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검은 팬티는 재미없고 록 밴드 혹은 흔히 하는 록을 상징하는 그림들로 표현하는 것은 훨씬 더 섹시코드를 유발시킨다. 그냥 사람들이 환호할 수 있는 거라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국기를 선택했다. 독일에서는 그렇게 표현하는 것을 싫어해서 그냥 검은색으로 갔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도 한국 관계자들과의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가사의 일부를 유명한 한국노래로 바꾸거나 한국 사람이 사랑하는 팝 뮤지션을 등장인물로 집어넣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
런던/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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