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24 20:24
수정 : 2008.01.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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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 꽃을 피우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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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 꽃을 피우자’ 전
석철주 작가의 방. 새로 깐 장판은 아크릴자국으로 지저분해지고, 휑뎅그레하던 공간은 작품으로 그득해졌다. 그는 <신몽유도원도>와 <무> 시리즈를 동시 진행하고 있다. 노세환 작가는 움직이는 차에서 보는 풍경, 지하철 건너편 승강장의 표정 등 3년째 <도시 시리즈>다. 최근 신호 바뀔 무렵의 건널목 건너편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에 푹 빠져 있다. 이재삼 작가는 매화, 폭포, 대숲 등 자신의 소재에 어울리는 해금이나 가야금, 첼로 곡을 틀어놓고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꼬여 짜증이 나거나 피곤할 때는 흑설탕 물을 마신다. 정규리 작가는 문득 삶이 쳇바퀴처럼 되풀이되고, 나비의 꿈처럼 덧없어 보여 ‘왜 사는가’라는 화두에 매달려 있다. 그림 역시 수평으로 반을 가른 위에 일상이 원형으로 표현돼 있다. 반미령 작가는 아크릴의 반짝이는 질감과 롤러로 만들어낸 거친 질감을 한 화면에 구사하는 게 무척 재밌다.
가나아트갤러리의 평창동과 장흥 아틀리에에 입주한 작가 34명이 2년 입주를 마무리하며 정리·보고하는 ‘천송이 꽃을 피우자’ 전을 연다. 작가들은 성향에 따라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스스로 유폐하기도 하면서 그 동안 천착해온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짧게는 석달, 길면 1년인 여타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달리 기간이 긴 탓에 시리즈 작업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작품 한 점을 갤러리 쪽에 주는 것 외에 다른 조건이 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25일부터 인사아트센터(02-736-1020) 전관(2월 10일까지), 가나아트 부산(051-744-2020, 2월 24일까지)에서. 파리 씨떼 데자르에서는 3월5일부터 22일까지.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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