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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옥 찾기/라디오스타 / 싱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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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싱글즈’ 시즌2 등 외국 대형뮤지컬에 맞장
기존 공연들도 작지만 알찬 무대로 꾸준히 인기 상승중
국내 뮤지컬 시장을 장악한 외국 뮤지컬들에게 국내 창작뮤지컬들이 연초부터 활발하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와 규모로 무장한 외국산 또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맞서는 창작 뮤지컬들의 무기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기획 아이디어다.
현재 국내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은 모두 189개(인터파크이엔티 집계)에 이른다. 이 가운데 외국 오리지널 또는 번안한 라이선스 뮤지컬은 모두 15편뿐이지만, 티켓판매 순위 1~3위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42번가>,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을 번안한 <맘마미아>, 프랑스 라이선스 뮤지컬 <노틀담 드 파리>가 휩쓸고 있다.
이런 블록버스터급 외국 뮤지컬에 맞서 연초 새롭게 등장한 창작 뮤지컬은 <라디오스타>(3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와 <싱글즈 시즌2>(2월24일까지 호암아트홀) <후?>(3월31일까지 문화공간 이다) 등 3편이다. 이들은 각각 영화로 검증받은 뮤비컬(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인기스타 캐스팅, 독특한 미스터리 뮤지컬이란 점을 관객들에게 내세우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가 원작인 ‘뮤비컬’ <라디오스타>는 퇴물 록가수가 지방 방송의 라디오 디제이로 성공하며 진정한 인간관계를 깨친다는 가슴 뭉클한 드라마의 감동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실제 록가수 출신인 김다현을 비롯해 개그맨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에 성공한 정성화, 서범석, 신의정, 서현철 등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룹 지오디 출신 가수 손호영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싱글즈> 시즌2 공연은 올 겨울철 뮤지컬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작품으로, 흥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역시 영화 <싱글즈>를 원작으로 한 ‘뮤비컬’로, 올해 시즌2 공연에 손호영과 민영기, 이종혁 등 요즘 인기높은 스타급 배우들을 앞세운 것이 젊은 뮤지컬 관객들에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원작 영화나 스타 출연자같은 배경이 없는 <후?>는 뮤지컬로는 드문 미스터리란 차별점이 두드러지면서 로맨틱 코미디에 식상한 뮤지컬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들 세 신작 못잖게 장기 공연으로 작품이 검증된 창작 뮤지컬들도 꾸준한 인기를 확인하며 다시 공연 순위에서 치고 올라가고 있다. 변함없는 인기를 누려온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뮤직인마이하트>, <루나틱> 등은 최근 들어 다시 순위가 올라가며 선두권인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창작뮤지컬이 새롭게 부각되는 것은 값비싼 대형뮤지컬에 식상한 뮤지컬 관객들이 작지만 알찬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댛여 오리지널 공연과 라이선스 판권 경쟁에 매달렸던 국내 제작자들이 높은 제작비에 따른 흥행 부담을 피해 창작뮤지컬에 다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의 배경에 있다. 실제 올 초 인기높은 국내 창작 뮤지컬들은 중극장에서 공연 중인 <라디오스타>를 빼면 모두 소극장용의 작은 뮤지컬들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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