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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13 19:36 수정 : 2008.03.13 19:36

이동주 비디오전 ‘박쥐가 된다는…’

이동주 비디오전 ‘박쥐가 된다는…’

이동주 비디오전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는 시각을 달리했을 때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한 탐구다. 혹은 그것이 정말 가능한가의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달팽이>(2005)는 작가 스스로 달팽이처럼 작은 집을 등에 지고 독일 드레스덴에서 라이프치히까지 기어서 다녀온 기억이다. 기차를 탄 1시30분 빼곤 모두 기어다녔다고 한다. 두 도시 사이 거리는 105㎞, 기차로 90분 떨어져 있지만 집에서 역까지, 역에서 기차를 타는 과정 등 난코스가 있어 왕복 12시간이 걸렸다. 비디오는 등에 진 소형집 안에 장착한 것과, 뒤에서 따라오는 동료의 것 등 3대. 영상은 달팽이의 시선에 잡힌 세상과 달팽이의 움직임을 기록한 두 가지다. 각각 25분, 36분.

달팽이의 시선은 땅과 가깝다는 것과 속도가 느리다는 것. 비틀거리는 화면 속에 인간들은 무수한 다리로 존재한다. 빠르게 이동하는 각양의 신발과 스타킹, 바지와 치마들. 치장된 다리들은 모두 휩쓸리듯 흘러가고 눈이 낮은 아이들과 강아지들만 관심을 보인다. 작가는 “일상적인 것들이 아주 낯설게 다가오더라”면서 “심각한 얘기이지만 심각하지 않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모티브가 된 것은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의 글.

“박쥐의 세계를 속속들이 안다고 해도 박쥐의 지각처럼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상상할 수 있다 해도 박쥐가 행동하는 것처럼 내가 행동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상상하는 것에 불과하다.”

함께 전시하는 <여행>(2004), <박쥐>(2003), <집>(2008) 등도 역시 시점을 달리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진혜갤러리(02-725-6751)에서 18일까지.

임종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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